우리 말도 익혀야지

 (1099) 식사를 하다


 저녁 식사를 마치다

→ 저녁밥을 다 먹다

→ 저녁을 다 먹다


  ‘식사(食事)’라는 한자말은 “끼니로 음식을 먹음”을 뜻합니다. ‘음식(飮食)’이라는 한자말은 “사람이 먹을 수 있도록 만든, 밥이나 국 따위의 물건”을 뜻합니다. 쉽게 말하자면 ‘밥먹기’를 한자말로 ‘식사’라 합니다.


  그런데 어느 때부터인가 “밥 먹었니?”처럼 묻는 말이 사라지고, “식사 했니?”처럼 묻는 말이 퍼집니다. “진지 드셨어요?”처럼 묻는 말도 사라지고, “식사 하셨어요?”처럼 묻는 말이 높임말인 듯 여깁니다.


  “식사를 하다”나 “식사를 마치다”는 알맞게 쓰는 한국말이 아닙니다. “밥을 먹다”나 “밥을 다 먹다”라 해야 알맞게 쓰는 한국말입니다. ‘아침 식사·점심 식사·저녁 식사’가 아니라 ‘아침밥·점심밥·저녁밥’이나 ‘아침·점심·저녁’이라고 해야 올발라요.


  숨을 쉬기에 “숨을 쉰다”고 합니다. 물을 마시기에 “물을 마신다”고 합니다. 길을 걷기에 “길을 걷는다”고 해요. 이런 말을 구태여 한자말을 빌어서 “공기를 호흡한다”라거나 “식수를 음용한다”라거나 “도로를 보행한다”처럼 말해야 하지 않습니다. “잠을 잔다”나 “살짝 쉰다”처럼 말하면 될 뿐, “취침을 청한다”나 “휴식을 취한다”처럼 말할 까닭이 없어요.


  아이도 어른도 함께 둘러앉아서 밥을 먹습니다. 아침에는 아침밥을 먹고, 낮에는 낮밥을 먹으며, 저녁에는 저녁밥을 먹어요. 새벽에 먹으면 ‘새벽밥’이고, 밤에 먹으면 ‘밤밥’입니다. 4348.7.18.흙.ㅅㄴㄹ



나가서 점심 식사부터 하자

→ 나가서 점심부터 먹자

《채지민-내 안의 자유》(사계절,1999) 99쪽


(최종규/숲노래 . 2015 - 우리 말 살려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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