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이곳에서 (사진책도서관 2015.6.26.)

 ― 전라남도 고흥군 도화면 동백마을, ‘사진책도서관 함께살기’



  ‘책꽂이 자리 바꾸기’를 하면서 생각에 잠긴다. 크고 무거운 책꽂이를 이리저리 옮기느라 땀방울이 똑똑 떨어지는데, 이동안 만지거나 나르는 책이 몹시 새삼스럽구나 싶다. 그동안 읽은 책이 우리 도서관에 깃들어 조용히 이웃님을 기다리는데, 이웃님 손길을 새로 타지 못하거나 내 손길을 꾸준히 타지 못하면, 그야말로 오래도록 가만히 잠자는 책이다.


  어느 도서관이든 ‘사람들이 자주 빌려서 읽는 책’이 있고, ‘사람들이 거의 안 빌리는 책’이 있으며, ‘아무도 건드리지 않은 책’이 있기 마련이다. 그러면, 사람들 손길을 한 번도 타지 못하는 책은 이 땅에 왜 태어났을까? 아니, 어떤 책은 왜 사람들 눈길이나 손길이나 마음길을 못 타는가?


  더 많은 사람이 눈여겨보거나 들여다보는 책이기에 더욱 뜻있는 책이라고는 느끼지 않는다. 어느 책이든 모두 뜻이 있다고 느낀다. 그런데 고운 숨결을 받아서 이 땅에 예쁘장하게 태어난 책이 제대로 읽히지 못한다면, 이러한 책은 어떤 뜻이나 값이 있을까. 도서관이라는 곳에서는 ‘사람들이 찾아보지 않는 책’을 어떻게 다루어야 하는가? 사람들이 건드리지 않으니 ‘내다 버려야’ 하는가? 아니면, 사람들이 알아볼 때까지 끈질기게 기다리면서 살뜰히 건사해야


하는가? 아니면, 사람들이 제대로 알아볼 수 있도록 ‘손길을 못 타는 책’을 잘 알릴 수 있도록 소개글을 쓰거나 이야기를 들려주어야 하는가?


  나는 사진책도서관을 꾸리면서 바지런히 ‘사진책을 이야기하는 글’을 쓴다. 사진비평을 받은 적이 없는 책을 이야기하기도 하고, 사진비평을 받기는 했으되 골이 아픈 서양 예술이론을 바탕으로 어렵게 쓴 비평글만 있는 책을 이웃님이 쉽고 즐겁게 읽을 수 있기를 바라면서 소개글을 쓰기도 한다.


  글 하나를 읽고서 책 하나를 만나려고 먼 걸음을 하는 이웃님이 있다. 그저 글로만 만나고 먼 걸음은 못 하는 이웃님이 있다. 먼 걸음을 해서 사진책도서관으로 찾아오시는 분이 모두 고맙다. 먼 걸음을 못 하더라도 마음으로 이야기 한 자락을 담는 분이 참으로 고맙다.


  오늘 이곳에서 이 많은 책들을 새삼스레 쓰다듬는다. 나부터 이 책들을 다시 돌아보고 싶으니 책꽂이 자리를 옮긴다. 아이들이 이 책들을 틈틈이 사랑해 주기를 바라기도 하며, 도서관 이웃님들이 사뿐사뿐 기쁘게 마실하기를 바라기도 한다.


  사진은 늘 오늘 이곳에서 태어난다. 책도, 말도, 삶도, 사랑도, 꿈도, 노래도, 웃음도 언제나 오늘 이곳에서 태어난다. 오늘 이곳에서 사진책도서관은 고즈넉하게 여름바람을 마신다. 두 아이는 긴신을 꿰고 도서관 밖에서 물놀이를 신나게 즐긴다. ㅅㄴㄹ



* 도서관 나들이 오시려면 먼저 전화하고 찾아와 주셔요 *

* 사진책도서관(서재도서관)을 씩씩하게 잇도록 사랑스러운 손길을 보태 주셔요 *

☞ 어떻게 지킴이가 되는가 : 1평 지킴이나 평생 지킴이 되기

 - 1평 지킴이가 되려면 : 다달이 1만 원씩 돕거나, 해마다 10만 원씩 돕는다

 - 2평 지킴이가 되려면 : 다달이 2만 원씩 돕거나, 해마다 20만 원씩 돕는다

 - 평생 지킴이가 되려면 : 한꺼번에 200만 원을 돕거나, 더 크게 돕는다

* 도서관 지킴이 되기 : 우체국 012625-02-025891 최종규 *

* 도서관 지킴이가 되신 분은 쪽글로 주소를 알려주셔요 (010.5341.712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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