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 안 써야 우리 말이 깨끗하다
(2259) -의 : 잠의 견고한 뿌리
잠의 견고한 뿌리 끌고
→ 잠이 단단한 뿌리 끌고
→ 잠은 단단한 뿌리 끌고
시를 쓰면서 “밤의 문패”나 “잠의 뿌리” 같은 말마디를 쓰는구나 싶습니다. 이와 비슷한 얼거리로 “봄의 문패”나 “하늘의 뿌리” 같은 말마디를 쓸 수도 있겠구나 싶습니다. 그러나, “밤 문패”나 “잠 뿌리”처럼, 또 “봄 문패”나 “하늘 뿌리”처럼 ‘-의’를 덜면 됩니다. 이 글월에서는 “밤이 문패처럼”으로 실마리를 열고, “잠은 단단한 뿌리 끌고”처럼 토씨를 바꾸어 줄 수 있습니다. 4348.6.28.해.ㅅㄴㄹ
밤의 문패처럼 걸려 있는 / 잠의 견고한 뿌리 끌고 / 숲 속에 들어선다
→ 밤이 문패처럼 걸린 / 잠은 단단한 뿌리 끌고 / 숲으로 들어선다
《고선주-꽃과 악수하는 법》(삶이보이는창,2008) 92쪽
※ “걸려 있는”은 “걸린”으로 손보고, ‘견고(堅固)한’은 ‘단단한’이나 ‘굳은’으로 손봅니다. “숲 속에”는 그대로 두어도 되고, “숲으로”로 적어도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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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 안 써야 우리 말이 깨끗하다
(2271) -의 : 여러 사람의 손
여러 사람의 손을 거쳐야
→ 여러 사람 손을 거쳐야
→ 여러 손을 거쳐야
→ 여러 사람을 거쳐야
이 글월을 보면 “한 권의 책”이라고 글머리를 엽니다. 이 말투는 번역 말투입니다. “책 한 권”으로 바로잡아야 한국 말투가 됩니다. 사람들 손을 거친다고 할 적에는 “어머니 손을 거치”고 “아버지 손을 거치”며 “누나 손을 거친”다고 말합니다. 4348.6.28.해.ㅅㄴㄹ
한 권의 책을 만들기란 여러 사람의 손을 거쳐야 하는 데다
→ 책 한 권을 만들기란 여러 사람 손을 거쳐야 하는 데다
《김정선-동사의 맛》(유유,2015) 4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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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 안 써야 우리 말이 깨끗하다
(2272) -의 : 손질의 의미를 띤다
손질의 의미를 띤다면
→ 손질을 뜻한다면
→ 손질을 나타낸다면
→ 손질을 가리킨다면
한국말로는 “말뜻”이라고 해야 올바릅니다. “말의 뜻”처럼 적으면 한국말이 아닌 ‘껍데기만 한글’이 되고, 이는 일본 말투 “言語の意味”를 고스란히 옮긴 셈입니다. “말의 뜻”이나 “언어의 의미”는 모두 한국말이 아니라 일본 말투입니다.
말뜻을 이야기할 적에는 ‘이 낱말은 이러한 뜻이다’처럼 밝혀야 올바릅니다. ‘이 낱말은 (무엇의 의미)를 띤다’나 ‘이 낱말은 (무엇의 뜻)을 띤다’처럼 밝히면 일본 말투하고 번역 말투가 섞인 뒤죽박죽 말투가 됩니다. 4348.6.28.해.ㅅㄴㄹ
‘매만지다’가 손질의 의미를 띤다면 ‘어루만지다’는 위로의 의미를 띤다는 차이가 있다
→ ‘매만지다’가 손질을 뜻한다면 ‘어루만지다’는 위로를 뜻하며 서로 다르다
《김정선-동사의 맛》(유유,2015) 46쪽
※ ‘의미(意味)’는 ‘뜻’으로 손질하고, “차이(差異)가 있다”는 “서로 다르다”나 “다르다”로 손질합니다.
(최종규/숲노래 . 2015 - 우리 말 살려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