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말도 익혀야지

 (1082) 악명 높은 (악명 높다)


이론적인 문제에 대한 나의 악명 높은 게으름으로 인해 나 자신의 내면의 불평을 함구시키고 그 문제의 근원으로 접근하지 못했다네

《체 게바라-공부하는 혁명가》(오월의봄,2013) 42쪽


 나의 악명 높은 게으름으로 인해

→ 내 끔찍한 게으름 때문에

→ 내가 끔찍하게 게으른 탓에

→ 내가 너무 게을렀기에

 …



  영어 ‘notorious’는 “악명 높은”으로 풀이한다고 합니다. 영어에서는 “악명 높은”으로도 쓰지만 “널리 알려진”으로도 쓴다고 합니다. 아마 영어나 서양말에서는 관용구처럼 이 말마디를 쓰는구나 싶습니다. 그러나, 한국말에서는 “악명 높은”하고 “널리 알려진”을 아울러서 쓰지 않습니다. 한국말에서 “악명 높은”은 “나쁘게 알려진”이나 “무섭다는 느낌으로 알려진”을 가리킵니다.


  외국말을 한국말로 옮길 적에는 한국말이 어떤 맛인가를 잘 살펴야 합니다. “악명 높은 게으름”이 아니라 “자네가 알다시피 내가 몹시 게을러서”처럼 풀어서 옮겨야 하고, 단출하게 “내가 너무 게을렀기에”처럼 적을 만합니다. 4348.6.23.불.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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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론을 따질 적에 내가 너무 게을렀기에 내 마음속에서 못마땅하게 터지는 말을 억누르고 밑바탕으로 가까이 다가서기 못했다네


“이론적(理論的)인 문제(問題)에 대(對)한”은 “이론을 따지는 일에서”나 “이론을 따질 적에”로 손보고, ‘나의’는 ‘내’나 ‘내가’로 손보며, “게으름으로 인(因)해”는 “게으름 때문에”나 “게으름 탓에”나 “게을렀기에”로 손봅니다. “나 자신(自身)의 내면(內面)의 불평(不平)을 함구(緘口)시키고”는 “내 마음에서 못마땅한 모습을 감추고”나 “내 마음에서 터지는 못마땅한 말을 싸매고”나 “내 마음속에서 못마땅하게 터지는 말을 억누르고”로 손질하고, “그 문제의 근원(根源)으로 접근(接近)하지”는 “그 문제를 밑바탕으로 다가서지”나 “밑바탕으로 가까이 다가서지”로 손질합니다.


(최종규/숲노래 . 2015 - 우리 말 살려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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