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를 노래하는 그림책



  재미나면서 아기자기한 이야기가 흐르는 그림책 《금붕어의 숨바꼭질》을 보면, ‘조그마한 어항’에서 숨바꼭질을 하는 물고기가 두 마리 나옵니다. 얼핏 보기에 조그마한 어항에서 무슨 숨바꼭질을 하느냐 싶지만, 얼마든지 숨바꼭질도 하고 술래잡기도 할 만합니다. 게다가 작은 어항에서 뿅 튀어나와서 어디에서든 춤을 출 만합니다. 물고기가 고양이하고 손을 맞잡고 춤을 추며 노래할 수 있습니다.


  그림책이니까 이런 이야기를 그릴 수 있다고 할 만합니다. 그리고, 그림책이 아닌 우리 지구별을 헤아릴 적에도 이 같은 삶을 이룰 수 있습니다. 그림책에서는 ‘조그마한 어항’이고, 사람으로 치자면 ‘동그랗고 작은 지구별’입니다. 얼핏 보기에 지구라는 땅덩이는 무척 큰 듯하지만, 수많은 별이 함께 있는 온누리를 헤아린다면 지구별은 그야말로 조그맣디조그마한 곳입니다.


  조그마한 어항에서 물고기가 사이좋게 놉니다. 조그마한 지구별에서 사람은 어떻게 지내야 할까요? 서로 사이좋게 아끼고 북돋우면서 지낼 적에 춤과 노래와 웃음이 샘솟겠지요? 그러니까, 작은 그림책 한 권은 평화를 노래합니다. 물고기가 누리는 숨바꼭질을 넌지시 빗대면서 ‘사람이 나아갈 길’을 아이들한테 쉽고 재미나면서 아름답게 들려줍니다. 물고기가 고양이하고 얼마든지 손을 맞잡고 춤을 출 수 있다고 보여줍니다. 물고기는 고양이를 무서워하지 않고, 고양이는 물고기를 ‘잡아먹을 밥’으로 여기지 않습니다. 서로 아끼는 동무로 여기고, 서로 사랑스러운 동무로 받아들입니다.


  어른들은 ‘평화’ 이야기를 무척 어려운 말을 빌어 두툼한 인문책으로 밝힙니다. 아이들은 평화이든 사랑이든 꿈이든 과학이든 무엇이든, 쉽고 재미난 글하고 그림으로 엮은 그림책을 보면서 즐겁고 따사로운 마음으로 함께 나눕니다. 아이들도 평화를 그림책 한 권으로 배우면서 누리고, 어른들도 평화를 그림책 한 권을 아이와 함께 즐기면서 새롭게 배우면서 누립니다. 4348.6.8.달.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어린이문학 비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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