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말을 죽이는 외마디 한자말

 (1163) 접하다接 14


우리 고전에는 주옥같은 글들이 많이 있음에 비해, 아직 일반 독자들이 쉽게 접하지 못하고 있다

《홍대용/이숙경,김영호 옮김-의산문답》(꿈이있는세상,2006) 7쪽


 쉽게 접하지 못하고

→ 쉽게 다가서지 못하고

→ 쉽게 만나지 못하고

→ 쉽게 알아보지 못하고

 …



  아름다운 옛책을 쉬 만나기 어려운 까닭은 한둘이 아닙니다. 먼저 제대로 옮기지 못한 탓일 테고, 애써 옮긴 책이 제대로 알려지지 못한 탓일 테며, 도서관에 제대로 꽂히지 못한 탓일 테지요. 그리고, 옛책이나 옛글은 으레 한문으로 적혔습니다. 한국사람은 한국말을 하니까 한문으로 된 책을 읽기는 매우 어렵습니다. 옛 한문을 요샛말로 옮기더라도 한자말을 많이 섞으면 좀처럼 못 읽기 마련입니다. 여느 사람들이 즐겁고 쉽게 읽으면서 아름다운 이야기를 누릴 수 있도록, 가장 맑고 고우면서 참다운 한국말로 옛책과 옛글을 옮길 수 있기를 빕니다. 구슬 같은 이야기를 그야말로 구슬 같은 말마디로 가다듬을 수 있기를 빕니다. 4341.7.26.흙/4348.6.4.나무.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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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옛책에는 구슬 같은 글이 많이 있으나, 아직 사람들이 쉽게 알아보지 못한다


‘고전(固典)’은 ‘옛책’이나 ‘옛글’로 다듬습니다. ‘주옥(珠玉)’은 ‘옥구슬’이나 ‘구슬’로 손보고, “많이 있음에 비(比)해”는 “많이 있으나”나 “많이 있지만”로 손봅니다. “일반(一般) 독자(讀者)들이”는 “여느 사람들이”나 “사람들이”로 손질하고, “못하고 있다”는 “못한다”로 손질합니다.


..



 우리 말을 죽이는 외마디 한자말

 (1183) 접하다接 15


많은 자리에서 접했던 질문이었다

《심상정-당당한 아름다움》(레디앙,2008) 131쪽


 접했던 질문

→ 받던 물음

→ 듣던 물음

→ 듣던 이야기

→ 듣던 소리

 …



  질문이거나 물음이거나, 아무개가 저무개한테 ‘합’니다. 궁금하니까 ‘묻’습니다. 알고 싶어서 들려 달라고 하며, 아직 모르기에 알려 달라고 합니다.


  수수하게 묻고 이야기하면 됩니다. 수수하게 말하고 이야기를 나누면 됩니다. 어떤 말이나 소리를 듣든, 수수하게 내 이야기를 들려주거나 나누면 됩니다. 궁금하기에 묻고, 물은 말을 가만히 생각해서 내 뜻을 펼칩니다. 4341.10.15.물/4348.6.4.나무.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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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자리에서 듣던 소리였다

많은 자리에서 듣던 말이었다


‘질문(質問)’은 ‘물음’이나 ‘말’이나 ‘이야기’나 ‘소리’로 고쳐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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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말을 죽이는 외마디 한자말

 (1342) 접하다接 17


명상을 처음 접하면 잡념이 많이 들고 집중이 덜 되는 것이 당연합니다

《혜별-애니멀 레이키》(샨티,2014) 57쪽


 명상을 처음 접하면

→ 명상을 처음 하면

→ 명상을 처음 겪으면

→ 처음 명상을 하면

→ 처음으로 명상을 하면

 …



  이 보기글에서는 ‘명상(冥想/瞑想)’을 이야기합니다. ‘명상’은 “고요히 눈을 감고 깊이 생각함”을 뜻합니다. 그러니까, 고요히 눈을 감고 깊이 생각하거나 마음을 기울이는 일을 ‘명상’이라고 합니다. 이러한 일을 아직 해 보지 않았으면 ‘깊은 생각’이나 ‘차분한 생각’이 안 되면서 ‘한곳에 마음이 모이지 않’는다고 합니다. 그러니, 이 보기글은 “마음을 차분히 다스리려 하면 처음에는 자꾸 딴생각이 들면서 잘 안 되기 마련입니다”쯤으로 고쳐쓸 수 있습니다. 4348.6.4.나무.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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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상을 처음 하면 군생각이 많이 들고 마음이 잘 안 모이기 마련입니다

처음 하는 명상이면 딴생각이 자꾸 들고 마음이 덜 모일 수밖에 없습니다


‘잡념(雜念)’은 ‘군생각’이나 ‘딴생각’으로 손질하고, “집중(集中)이 덜 되는 것이 당연(當然)합니다”는 “마음이 덜 모이는 일이 마땅합니다”나 “마음이 덜 모일 수밖에 없습니다”나 “마음이 잘 안 모이기 마련입니다”로 손질할 만합니다.


(최종규/숲노래 . 2015 - 우리 말 살려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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