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세상에 기쁨이 가득 작은 곰자리 8
신자와 도시히코 지음, 오시마 다에코 그림, 한영 옮김 / 책읽는곰 / 2009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다 함께 즐기는 그림책 536



기쁘게 어깨동무를 해야 웃는다

― 온 세상에 기쁨이 가득

 신자와 도시히코 글

 오시마 다에코 그림

 한영 옮김

 책읽는곰 펴냄, 2009.2.25.



  아이들이 다툴 적에 옳고 그름을 따지려 하면, 아이들은 내가 옳으니 네가 그르니 하면서 더 다툽니다. 아이들이 다툴 적에는 옳고 그름을 따지지 말고, 다 함께 즐겁게 놀 수 있는 ‘새로운’ 길을 헤아려야 합니다.


  어른들이 다툴 적에도 옳고 그름을 가리려 하면, 어른들은 네가 옳으니 내가 그르니 하면서 자꾸 다투기만 합니다. 어른들도 아이들과 마찬가지로 옳고 그름을 가리려 하지 말고, 다 같이 어깨동무를 하면서 웃고 노래할 수 있는 ‘새로운’ 길을 사랑스레 가도록 마음을 기울여야 합니다.




.. 산이가 진흙으로 공을 만들고 있었어요. “있지, 나 여기에 꽃씨를 좀 심고 싶은데.” “안 돼. 안 돼! 저리 가.” ..  (4쪽)



  신자와 도시히코 님이 글을 쓰고, 오시마 다에코 님이 그림을 그린 《온 세상에 기쁨이 가득》(책읽는곰,2009)을 읽으며 생각합니다. 이 그림책에 붙은 이름처럼 온누리에는 기쁨이 가득합니다. 언제 어디에서나 기쁨을 가득 누릴 수 있고, 누구나 기쁨을 널리 나눌 수 있습니다.


  그런데, 언제 어디에서나 기쁨을 누리는 사람이 있지만, 언제 어디에서도 기쁨을 못 누리는 사람이 있습니다. 늘 기쁨을 듬뿍 나누는 사람이 있으나, 언제나 기쁨하고 등을 진 채 사는 사람이 있습니다.


  왜 누군가는 늘 기쁨을 누리고, 왜 누군가는 언제나 기쁨을 못 누릴까요? 돈이 없거나 힘이 여리거나 이름이 안 알려져서 기쁨을 못 느낄까요? 돈이 있거나 힘이 세거나 이름이 널리 퍼져서 기쁨을 잘 느낄까요?




.. “저기 말이야, 나한테 좋은 생각이 있어. 산이가 빚은 진흙 공으로 꽃밭을 만들면 어때? 꽃밭에 꽃이 가득 피면 너희도 좋고 다른 애들도 좋아할 거야.” ..  (7쪽)



  그림책 《온 세상에 기쁨이 가득》은 유치원 어린이가 서로 주고받는 기쁨을 보여줍니다. 처음에는 저 혼자 실컷 놀겠다고 다투는 아이들이 나오지만, 이 아이들 곁에서 함께 노는 기쁨을 찾자고 말하면서 달래는 동무가 있습니다.



  이때에, 다투던 아이들은 말리는 아이 말을 안 들을 수 있습니다. 그냥 내처 다툴 수 있어요. 그러나, 다투던 아이들도 마음속으로는 서로 기쁘게 웃으면서 사이좋게 놀 수 있다면 참으로 아름다운 하루가 되리라고 느끼지 싶습니다. 그러니까, 곁에서 말리는 동무 말을 고분고분 듣고는 활짝 웃음꽃을 터뜨리는 길로 나아가겠지요.




.. “나도 너희를 기쁘게 해 주고 싶어. 그래! 나는 빨래를 잘하니까 너희를 깨끗하게 씻어 줄게.” ..  (22쪽)



  어린이가 놀이터에서 흙을 파며 놀 적에만 사이좋은 이야기가 흐르지 않습니다. 나라와 나라 사이에서도 얼마든지 사이좋은 이야기가 흐를 수 있습니다. 어린이도 놀이터에서 서로 툭탁거리면서 치고받거나 때릴 수 있습니다. 가만히 보면, 어른들은 나라와 나라 사이에 온갖 전쟁무기와 군대를 두고는 서로 죽이고 죽는 짓을 일삼습니다. 아이들은 바로 이 같은 어른들 몸짓을 고스란히 흉내내면서 툭탁거립니다. 어른들은 전쟁무기를 써서 곧바로 서로 죽인다면, 아이들은 말로 다투고 앙칼진 목소리를 지르면서 서로 마음에 생채기를 남깁니다.


  그러니까, 아이들은 곁에서 따사롭게 달래는 동무가 있어서 부아와 골을 누그러뜨리고는 빙그레 웃음짓습니다. 꽉 움켜쥔 주먹을 풀고는 보드라운 손길로 어깨동무를 합니다. 어른들은 어떻게 해야 할까요? 어른들은 전쟁무기와 군대를 모두 없앤 다음, 지구별에 평화와 평등과 자유와 민주가 넘실거리도록 온 슬기와 힘과 돈과 품을 모아야겠지요.




.. “나에게 기쁨이 되는 일이 너에게도 기쁨이 됐으면. 너에게 기쁨이 되는 일이 모두에게 기쁨이 됐으면. 우리 이 세상을 기쁨 꽃으로 가득 한가득 넘쳐나게 하자. 우리 이 세상을 기쁨 노래로 가득 한가득 넘쳐나게 하자.” ..  (29쪽)



  내가 기쁠 때에 네가 기쁘고, 네가 기쁠 때에 내가 기쁩니다. 나 혼자 기쁘다고 한다면, 이는 기쁨이 아닙니다. 너 혼자 기쁘다고 할 적에도, 이는 기쁨이 아니에요. 기쁨은 언제나 어깨동무를 합니다. 기쁨은 늘 어깨동무를 하면서 짓는 웃음꽃입니다. 기쁨은 언제 어디에서나 함께 노래하고 춤추고 꿈꾸며 사랑하는 따사로운 숨결입니다.


  눈을 부릅뜨고 노려본다서 해서 나한테 기쁠 일이란 없습니다. 매서운 눈으로 째려본다고 해서 너한테 기쁠 일도 없어요. 부드러우면서 따뜻한 눈길이 되어야 합니다. 밝으면서 넉넉한 손길이 되어야 합니다. 착하면서 참다운 마음길이 되어야 합니다. 4348.5.30.흙.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시골 아버지 그림책 읽기)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