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초롬한 빛깔말

 빛깔말 - 갈빛? 청빛?


동쪽의 산들은 동지를 기점으로 시든 갈빛에서 옅은 청빛으로 달라지더니만 이제 점점 푸른빛을 띠고 있다

《김용희-선이골 외딴집 일곱 식구 이야기》(샨티,2004) 39쪽


 갈색(褐色) : 검은빛을 띤 주홍색

 청색(靑色) = 파란색



  ‘갈색’이 아닌 ‘갈빛’이라 적고, ‘청색’이 아닌 ‘청빛’으로 적은 모습이 새삼스럽습니다. ‘色’이라는 한자를 꼭 써야 하지 않으니 이처럼 적은 대목은 반갑다고 할 만합니다. 그러나, 어떤 빛깔인가를 알자면 ‘갈’과 ‘청’을 제대로 풀어야 하는데, 이 대목은 그대로 두었으니 아쉽습니다. 다만, 보기글을 살피면 ‘갈빛(갈색)’이 어떤 빛깔인지 헤아려 볼 만합니다.


 동쪽 산은 시든 갈빛

 → 동쪽 숲(산)은 시든 잎빛


  동짓날까지 산은 “시든 갈빛”이었다고 합니다. ‘산빛’이라고 할 텐데, 멧골짜기에서 자라는 나무가 “시든 갈빛”이었다는 소리요, 이는 ‘나무 빛깔’이니까 ‘숲빛’이라 할 만하고, 한겨울 숲빛이라면, 잎이 마르거나 시든 빛깔이라 할 테고, 이는 “시는 잎빛”이요 “가랑잎 빛깔”이기도 하기에 “흙빛”입니다.


  ‘청빛’에서 ‘靑’은 “파랗다”를 뜻합니다. 한국말사전에서도 ‘청색 = 파란색’으로 풀이하는 만큼, ‘청빛’이 아니라 ‘파란빛’으로 적으면 됩니다. 보기글을 보아도 뒤쪽에 ‘푸른빛’이라고 적으니, 이 얼거리를 살핀다면, “누런빛·파란빛·푸른빛”처럼 차근차근 적으면 한결 잘 어울리고, 빛느낌도 잘 살아나리라 생각합니다. 4338.8.19.쇠/4348.5.30.흙.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우리 말 살려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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