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 안 써야 우리 말이 깨끗하다
(2235) 너의 9
너의 삼촌 되는 어른도 그렇거든. 자기가 낳은 자식도 아닌 너를
《현덕-광명을 찾아서》(창비,2013) 39쪽
너의 삼촌 되는 어른
→ 네 작은아버지 되는 어른
→ 너한테 작은아버지 되는 어른
→ 네게 작은아버지 되는 어른
…
한국말은 ‘네’이니 ‘네’로 적으면 그만입니다. 그러나 한국말을 제대로 살피지 못한 채 ‘너의’로 적으니 얄궂습니다. 이 보기글에서는 ‘너 한테’로 적을 수도 있고, ‘네게’로 적을 수도 있습니다. 어떻게 적든 ‘너’라는 낱말에는 ‘-의’가 붙을 수 없습니다. 4348.4.14.불.ㅎㄲㅅㄱ
* 보기글 새로 쓰기
네 작은아버지 되는 어른도 그렇거든. 그분이 낳은 아이도 아닌 너를
‘삼촌(三寸)’은 ‘작은아버지’나 ‘큰아버지’로 손보고, ‘자기(自己)가’는 ‘그분이’로 손보며, ‘자식(子息)’은 ‘아이’로 손봅니다.
..
'-의' 안 써야 우리 말이 깨끗하다
(2225) 위의 8
채반에 깔린 색색의 은행들을 만질 수 없는 게 나는 안타까웠다. 무명천 위의 노랑, 초록, 보라, 연분홍색 은행들
《황선미-바람이 사는 꺽다리 집》(사계절,2010) 9쪽
무명천 위의
→ 무명천에 놓은
→ 무명천에 놓인
→ 무명천에 둔
→ 무명천에 올린
…
무명천을 바닥에 깔고 은행알을 올립니다. 그러니 “무명천에 올린” 은행알입니다. 무명천에 은행알을 놓을 수 있습니다. 그러니 “무명천에 놓은” 은행알입니다. ‘위 + 의’처럼 쓰지 않습니다. 무명천에 ‘어떻게’ 은행알이 있는가를 헤아리면서 알맞게 이야기해야 합니다. 4348.4.14.불.ㅎㄲㅅㄱ
* 보기글 새로 쓰기
나는 채반에 깔린 알록달록 은행알을 만질 수 없어서 안타까웠다. 무명천에 노랑, 풀빛, 보라, 옅붉은빛 은행알
‘나는’은 글월 사이에 끼워넣지 못합니다. 글월 맨 앞으로 옮깁니다. “색색(色色)의 은행들”은 “알록달록 은행알”로 손질합니다. 은행 열매를 말하는 보기글이니 ‘은행 열매’라 하든 ‘은행알’이라 해야 올바릅니다. 밤 열매를 말할 적에는 ‘밤알’이라 하지 ‘밤들’이라 하지 않습니다. “만질 수 없는 게”는 “만질 수 없어서”로 다듬고, ‘초록(草綠)’은 ‘풀빛’으로 다듬으며, ‘연분홍색(軟粉紅色)’은 ‘옅붉은빛’이나 ‘옅은분홍’으로 다듬어 줍니다.
..
'-의' 안 써야 우리 말이 깨끗하다
(2223) 전의 9
그 놓는 방법이 아까 전의 이야기입니다
《니시오카 쓰네카즈/최성현 옮김-나무에게 배운다》(상추쌈,2013) 75쪽
아까 전의 이야기
→ 아까 이야기
→ 아까 그 이야기
→ 아까 한 이야기
→ 아까 했던 이야기
→ 아까 말한 이야기
…
“아까 전의 이야기”라고 하는 말투는 관용구라 할 수 있습니다. 요즈음 사람들은 이 말투를 흔히 씁니다. 새로 나타난 말투일 텐데, 이 말투가 익숙한 사람들은 이 말투를 그대로 쓰려 할 테지만, 한국사람은 예부터 “아까 이야기”라든지 “아까 그 이야기”라든지 “아까 말한 이야기”라든지 “아까 한 이야기”처럼 말했습니다. 한자말 ‘전(前)’을 그대로 두려 한다면 “아까 전 이야기”처럼 쓰면 됩니다. 4348.4.14.불.ㅎㄲㅅㄱ
(최종규/함께살기 . 2015 - 우리 말 살려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