뱀밥꽃, 쇠뜨기꽃



  뱀밥꽃을 톡 끊어서 먹는다. 옆에서 큰아이가 “쇠뜨기야! 나 쇠뜨기 알아! 예전에 봤어!” 하고 소리친다. 그래, 지난해 봄에 보았지. 그리고 올해 봄에 다시 만나는 새로운 뱀밥꽃이요 쇠뜨기꽃이지.


  내가 먼저 뱀밥꽃을 끊어서 먹은 다음, 큰아이와 작은아이한테 하나씩 톡 끊어서 건넨다. 어버이가 먼저 먹어야 아이들도 즐겁게 먹을 수 있다. 풀맛은 스스로 입에 넣고 먹어야 알 수 있다. 가만히 보면 어떤 식물도감이건 꽃도감이건 풀도감이건 풀맛을 밝히지 못 한다. 풀을 손수 뜯어서 먹은 다음 풀맛 이야기를 도감에 담는 학자는 거의 없을 테니까.


  뱀밥꽃은 물맛이 싱그럽다. 새봄이 온 기쁜 맛이다. 뱀밥꽃을 먹으면서 뱀밥내음으로 몸을 따스하게 보살핀다. 4348.4.8.물.ㅎㄲㅅㄱ


(최종규/함께살기 . 2015 - 꽃과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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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장소] 2015-04-08 20:45   좋아요 0 | URL
아..저녀석도 먹을수있는 거였군요.^^

숲노래 2015-04-08 23:01   좋아요 1 | URL
사람이 못 먹는 풀은 거의 없답니다.
어쩌면 아예 없다고 할 수 없어요.
밥으로 먹든 약으로 먹든
모두 어디엔가 써요.

[그장소] 2015-04-08 23:30   좋아요 0 | URL
아..저도 한 웹툰으로 본초강목이라걸 본적있어요. 그 작가의 논란은 논외로 하고요...글자체는 아..놀라웠죠.
독초라는 것은 독이될수도 약이될 수도있다고 말입니다.
참..맏물이야기에 복수초 역시도 그런기능이 있다고..쓰여있더군요.
못먹을건 없다.^^

숲노래 2015-04-08 23:59   좋아요 1 | URL
밥도 제대로 먹지 않으면 탈이 나듯이
풀도 제대로 알고 먹지 않으면 탈이 나요.
그뿐이랍니다.

`독초`란 없어요.
독초란, 그만큼 `센 풀`이기 때문에
조금만 먹어야 하는 아이요
이런 아이를 먹는 까닭은
장청소를 해 주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