뱀밥꽃, 쇠뜨기꽃
뱀밥꽃을 톡 끊어서 먹는다. 옆에서 큰아이가 “쇠뜨기야! 나 쇠뜨기 알아! 예전에 봤어!” 하고 소리친다. 그래, 지난해 봄에 보았지. 그리고 올해 봄에 다시 만나는 새로운 뱀밥꽃이요 쇠뜨기꽃이지.
내가 먼저 뱀밥꽃을 끊어서 먹은 다음, 큰아이와 작은아이한테 하나씩 톡 끊어서 건넨다. 어버이가 먼저 먹어야 아이들도 즐겁게 먹을 수 있다. 풀맛은 스스로 입에 넣고 먹어야 알 수 있다. 가만히 보면 어떤 식물도감이건 꽃도감이건 풀도감이건 풀맛을 밝히지 못 한다. 풀을 손수 뜯어서 먹은 다음 풀맛 이야기를 도감에 담는 학자는 거의 없을 테니까.
뱀밥꽃은 물맛이 싱그럽다. 새봄이 온 기쁜 맛이다. 뱀밥꽃을 먹으면서 뱀밥내음으로 몸을 따스하게 보살핀다. 4348.4.8.물.ㅎㄲㅅㄱ
(최종규/함께살기 . 2015 - 꽃과 책읽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