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아빠 함께 놀아요 - 遊ぼう, 遊ぼう, お父さん! (1993)
하마다 케이코 지음, 김창원 옮김 / 진선북스(진선출판사) / 2005년 3월
평점 :
절판





다 함께 즐기는 그림책 494



두 손으로 짓는 놀이

― 아빠 아빠 함께 놀아요

 하마다 케이코 글·그림

 김창원 옮김

 진선출판사 펴냄, 2005.2.25.



  간지럼을 안 타는 아이는 없으리라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아이들은 간지럼을 타고 싶기 때문입니다. 살짝 건드려 주기만 해도 웃음을 터뜨리고 싶기 때문입니다. 살살 쓰다듬어 주면 활짝 피어나면서 노래를 부르고 싶기 때문입니다.


  아이는 놀고 싶습니다. 아이는 누구하고든 놀고 싶습니다. 그래서 아이는 누구하고도 동무가 됩니다. 동생하고도 동무가 되고, 또래하고도 동무가 되며, 할매 할배하고도 동무가 됩니다.


  어른은 놀고 싶을까요? 네, 어른도 어른끼리 놀고 싶을 테지요. 그런데, 어른끼리 놀면 어른은 서로 동무가 못 되기 일쑤예요. 어른은 자꾸 나이를 따지고 신분이나 계급을 따져요. 어른은 자꾸 웃사람과 아랫사람으로 스스로 나눠요.



.. 지글지글 꽁치를 구워요. 뒤집어서 다른 쪽도 익혀야 해요. 와, 무거운 꽁치다! 영차 영차 영차! ..  (9쪽)





  놀고 싶은 아이들은 언제 어디에서나 놉니다. 장난감이 있어야 놀지 않습니다. 장난감집에 가서 장난감을 잔뜩 사들여야 놀지 않아요. 아이들이 자꾸 장난감을 사려고 한다면, 왜 아이들이 장난감에 그리 매달리는지 생각해야 해요. 왜 그럴까요? 왜 아이들은 장난감을 보면 미친듯이 달라붙을까요?


  아주 쉬워요. 아이를 낳은 어버이가 아이하고 잘 놀지 않으니 장난감에 매달려요. 장난감에 매달리고 얽매이고 징징 울어대야 비로소 어머니나 아버지가 저를 쳐다보아 주니까, 자꾸 매달리면서 울어요.


  장난감은 어른이 아이한테 주는 선물이기도 합니다. 돈을 주고 사서 주는 선물이 아니라, 손수 깎고 다듬어서 마련하는 선물입니다. 이리하여 아이들은 어른한테서 ‘장난감 짓기’를 배워요. 장난감을 가게에서 돈으로 척척 사서 안기기만 한다면, 아이들은 가게에 갈 때마다 징징 울 테지요. 왜 저 앞에 있는 장난감을 안 사느냐고 따지겠지요. 장난감 하나를 어떻게 만들고 어떻게 다듬는가를 하나도 본 적이 없으니, 가게에서 보일 때마다 ‘그냥 사면’ 된다고 여겨요.



.. 무, 배추, 가지, 오이, 당근, 양배추 순무 이파리 모두 모두 모여라. 꾹꾹 눌러서 소금을 뿌리고 무거운 누름돌로 눌러 놓자 ..  (12쪽)





  하마다 케이코 님이 빚은 그림책 《아빠 아빠 함께 놀아요》(진선출판사,2005)를 읽습니다. 이 그림책은 안타깝게도 판이 끊어졌습니다만, 한국말로 한 번 나왔으니 헌책방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아무튼, 《아빠 아빠 함께 놀아요》는 《엄마 엄마 함께 놀아요》와 짝을 이룹니다. 두 그림책은 ‘장난감 없이’ 맨손과 맨몸으로 아이들과 노는 어버이 삶이 나옵니다. 그저 아이하고 놀면 되는 이야기가 흐릅니다. 언제나 즐겁게 아이와 복닥이면서 하하 웃고 깔깔 노래하면서 우하하하 잔칫날을 이루는 하루가 넘칩니다.



.. 아빠가 멋진 우리 집이 되었어요. 집으로 들어가자. “다녀왔습니다!” 문을 잠가야지. 찰카닥. 밖은 바람이 불어요. 슁슁 ..  (20쪽)





  아이를 잠자리로 데려가면서 안아 보셔요. 목말을 태울 수 있고, 어깨에 볏섬처럼 얹을 수 있고, 두 손으로 슬슬 들고 이리저리 흔들 수 있습니다. 두 아이를 옆구리에 하나씩 낄 수도 있어요. 날마다 다른 모습으로 안아서 잠자리로 데려가 보셔요. 때로는 물구나무를 세워서 잠자리로 데려갈 수 있습니다.


  함께 놀면서 재미있습니다. 함께 놀면서 삶을 배웁니다. 함께 놀면서 튼튼하게 자랍니다. 함께 놀다 보면, 아이는 아이 나름대로 혼자 놀이를 지을 수 있습니다. 신나게 놀려고 태어난 아이가 그야말로 신나게 놀도록 이끌면서, 함께 배우고 서로 가르치다 보면 하루가 곧 지나갑니다.


  아이가 자라는 만큼 어른이 자랍니다. 아이가 사랑스레 크는 만큼 어른도 사랑스레 큽니다. 두 손을 뻗어 따사롭게 어루만져요. 두 팔을 내밀어 넉넉히 안아요. 모든 놀이는 바로 우리 두 손에서 태어납니다. 아무것도 없는 듯하지만 모든 것이 있는 우리 두 손으로 모든 놀이를 짓습니다. 4348.3.22.해.ㅎㄲㅅㄱ


(최종규/함께살기 . 2015 - 시골 아버지 그림책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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