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깥밥
엊저녁에 두 아이를 데리고 읍내 튀김닭집에 다녀오고 나서 문득 알아차린다. 아이들하고 바깥밥을 먹은 지 꽤 오래되었구나. 살림돈이 바닥이 나서 바깥밥을 안 먹었다기보다, 시골 읍내에서 함께 다닐 만한 밥집이 없어서 굳이 돌아다닐 일이 없다고 할 수 있다. 그러면, 우리가 도시에서 산다면 으레 바깥밥을 함께 먹었을까? 글쎄, 도시에는 온갖 밥집이 아주 많지만, 도시에서 산다 하더라도 애써 바깥밥을 먹으러 돌아다니지는 않았으리라 느낀다. 밥집에서는 밥상맡에서 움직일 수 없지만, 집에서는 아이들이 먹다가 놀고 놀다가 먹으면서 홀가분하게 지낼 수 있으니, 그냥 집에서 밥을 차려서 먹는다. 아무튼 모처럼 바깥밥을 먹으니 설거지도 안 하고 밥상도 안 치운다. 4348.3.21.흙.ㅎㄲㅅㄱ
(최종규/함께살기 . 2015 - 아버지 육아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