묶음표 미국말 41 : 봄seeing



다만 사물을 다르게 보아야 한다. 변화는 봄seeing을 통해서 온다

《앤소니 드 멜로/이현주 옮김-행복하기란 얼마나 쉬운가》(샨티,2012) 127쪽


 봄seeing을 통해서 온다

→ 보아야 온다

→ 바라보아야 온다

→ 볼 때에 온다

 …



  이 보기글에서는 ‘봄’이라는 낱말에 ‘seeing’이라는 영어를 붙입니다. 영어 ‘seeing’을 영어사전에서 찾아보면, “봄, 보기, 시각(視覺), 시력”으로 풀이합니다. 그러면, 이렇게 영어를 붙일 때에 한결 알아보기에 나을까요? 보기글에 붙인 영어를 찾아보면 ‘봄’이라고 나오는데, 굳이 이 영어를 붙여야 했을까요?


  따로 군말을 붙여야 한다면, ‘바라보기’나 ‘쳐다보기’처럼 쓰면 됩니다. 더군다나, 보기글 바로 앞에는 “보아야 한다”처럼 적어요. 그러니까, “보아야 한다”를 적은 뒤에 바로 나오는 ‘봄’은 ‘보다’를 가리키는 줄 쉽게 헤아릴 수 있습니다.


  이 보기글을 더 살피면, “봄을 통해서”라고 나옵니다. 바로 앞에서는 “보아야 한다”라고만 적었으니, 바로 앞도 “봄을 통하여야 한다”로 고쳐야 앞뒤가 맞지 않을까 궁금합니다. 그나저나, ‘보아야’라 적지 않고 “봄을 통해서”라고 적으면 뜻이나 느낌이 얼마나 달라질는지요? 이렇게 쓰는 말투도 한국말이라고 할 만할는지요?


  한 가지를 더 살펴봅니다. 한자말 ‘변화’는 ‘바뀜’이나 ‘달라짐’을 뜻합니다. 그러니, 이 글월은 “바뀜은 봄을 통해서 온다”인 셈입니다. “바뀜은 보아야 온다”로 고쳐쓰더라도 여러모로 어설픕니다. 한국말이 될 수 없는 말입니다. “바뀌려면 보아야 한다”나 “달라지려면 보아야 한다”로 다시 고쳐쓰든지, “바라보아야 바뀐다”나 “보아야 달라진다”로 새롭게 고쳐써야지 싶습니다. 4348.3.15.해.ㅎㄲㅅㄱ



* 보기글 새로 쓰기

다만 모든 것을 다르게 보아야 한다. 바라볼 때에 달라진다

다만 무엇이든 다르게 보아야 한다. 달라지려면 보아야 한다


‘사물(事物)’은 그대로 둘 만하지만, 이 자리에서는 ‘모든 것’이나 ‘무엇이든’으로 손볼 수 있습니다. ‘변화(變化)는’은 ‘바뀌려면’이나 ‘달라지려면’으로 손질하고, “봄을 통(通)해서”는 “보아야”나 “바라보아야”로 손질합니다.


(최종규/함께살기 . 2015 - 우리 말 살려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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