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말도 익혀야지

 (1059) ‘정말’과 ‘참말’


꿀벌들이 붕붕대는 소리가 정말로 시끄러웠거든 … 계곡도 보았지. 정말로 멋진 광경이었어 … 정말 그렇구나. 우리는 이제 행복해 … 이야기들이 생쥐 수프를 정말 맛나게 할 거야 … 이제 생쥐 수프는 정말로 맛이 좋을 거야

《아놀드 로벨/엄혜숙 옮김-생쥐 수프》(비룡소,1997) 15, 25, 30, 52, 60쪽


 정말로 시끄러웠거든 → 참 시끄러웠거든

 정말로 멋진 광경이었어 → 매우 멋졌어

 정말 그렇구나 → 참으로 그렇구나

 정말 맛나게 → 아주 맛나게

 정말로 맛이 좋을 → 무척 맛이 좋을



  요즈음 나오는 어린이책을 보면 하나같이 ‘정(正)말’이라는 낱말을 매우 자주 씁니다. 그야말로 아주 쉽게 씁니다. 한국말로 올바르게 ‘참말’로 쓰거나 바로잡을 줄 아는 어른은 퍽 드뭅니다.


  한국말사전을 펼쳐 봅니다. ‘正말’을 “거짓이 없이 말 그대로임”으로 풀이합니다. ‘참말’은 “사실과 조금도 틀림이 없는 말”로 풀이합니다. 두 낱말이 말풀이가 다릅니다. 한자 ‘正’을 붙인 ‘정말’은 “거짓이 없이”라 하고, 한국말 ‘참말’은 “사실과 틀림이 없는”이라 합니다. 한자말 ‘사실(事實)’은 “실제로 있었던 일이나 현재에 있는 일”을 가리킨다고 합니다. 한자말 ‘실제(實際)’눈 “사실의 경우나 형편”을 가리킨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사실 = 실제”인 셈이요, 한국말사전 말풀이는 돌림풀이입니다. 이래서야 ‘참말’이 무슨 뜻인지 도무지 알 수 없습니다. ‘참’이라는 한국말은 “사실이나 이치에 조금도 어긋남이 없는 것”으로 풀이합니다. 아무래도 모두 뒤죽박죽입니다.


 정말 → 참말


  거짓이 아니기에 ‘참’입니다. 참이 아니기에 ‘거짓’입니다. 그렇지요. 참과 거짓은 서로 맞물립니다. 다시 말하자면, 우리는 ‘正’이나 ‘사실’이나 ‘실제’ 같은 낱말을 쓰지 않아도 됩니다. 아니, 이런 낱말을 자꾸 쓰면 쓸수록 뒤죽박죽이 되면서 말뜻이 뒤엉킵니다. ‘正 + 말’ 꼴로 지은 엉터리 낱말은 말끔히 털어내면서 ‘참말·참말로’를 쓰면 됩니다. 이러면서 이야기 흐름에 맞추어 ‘참’이라든지 ‘매우·아주·몹시’를 넣으면 되고, ‘퍽·꽤·제법’을 넣을 수 있고, ‘대단히·엄청나게·더없이·그야말로’를 넣으면 됩니다. 4348.3.14.흙.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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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벌이 붕붕대는 소리가 참 시끄러웠거든 … 골짜기도 보았지. 매우 멋졌어 … 참으로 그렇구나. 우리는 이제 기뻐 … 이야기가 생쥐 국물을 아주 맛나게 할 테야 … 이제 생쥐 국물은 무척 맛이 좋을 테야


‘계곡(溪谷)’은 ‘골짜기’로 다듬고, ‘광경(光景)’은 ‘모습’으로 다듬습니다. ‘행복(幸福)해’는 ‘기뻐’로 손질하고, ‘수프(soup)’는 ‘국’이나 ‘국물’이나 ‘찌개’로 손질하며, “할 거야”는 “할 테지”로 손질합니다.


(최종규/함께살기 . 2015 - 우리 말 살려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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