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말도 익혀야지

 (1056) 얄궂은 말투 101 : 삶 속에서


내가 삶 속에서 진정으로 추구해야 할 가치는 무엇일까

《강현정·전성은-거창고 아이들의 직업을 찾는 위대한 질문》(메디치미디어,2015) 31쪽


 삶 속에서

→ 삶에서

→ 살면서

→ 이 삶에서

→ 이처럼 살면서

 …



  요즈음 들어서 부쩍 “삶 속”이라는 말투가 널리 퍼졌습니다. 삶을 말하려 하면 ‘삶’을 말하면 될 텐데, 이 낱말에 ‘속’을 군더더기로 잘못 붙이는 말투입니다. “삶 속에 흐르는 노래”이든 “삶 속에서 소중했던 시간”이든 “삶 속에 던지는 돌”이든 “삶 속의 과학”이든 “삶 속의 미술” 같은 말마디는 모두 올바르지 않습니다. “삶에 흐르는 노래”나 “살면서 소중했던 시간”이나 “삶에 던지는 돌”이나 “삶에 깃든 과학”이나 “삶에 스민 미술”처럼 고쳐쓰거나 바로잡아야 알맞습니다.


  “삶 속으로 녹아들” 수 없습니다. “삶으로 녹아들” 뿐입니다. “우리 삶 속에 남아 있는 문화”가 아니라 “우리 삶에 남은 문화”나 “우리 삶에 새긴 문화”라 해야 올발라요. “삶 속으로 들어가라” 같은 말도 엉뚱합니다. “삶으로 들어가라”나 “삶으로 파고들어라”라 해야 알맞아요. “삶 속에서 희망을 말한다”가 아니라 “삶에서 희망을 말한다”입니다. “삶 속에 묻힌 보물”이 아닌 “삶에 묻힌 보물”이에요.


  ‘속’을 잘못 쓰는 까닭은 번역 말투 때문입니다. 서양말을 한국말로 옮기면서 그만 ‘속’을 잘못 쓰는 사람이 많습니다. 이를테면 “in my life”를 “나의 삶 속에서”처럼 잘못 옮기지요. “내 삶에서”로 옮겨야 올바른데 말이에요. 그리고 일본말을 한국말로 옮길 적에 ‘中’을 ‘속’으로 잘못 옮기기도 합니다. 요즈음은 한국말로 ‘삶’이라고만 쓰지만, 예전에는 한자말로 ‘인생(人生)’이라는 낱말을 흔히 썼고, “인생 속에서 찾는 의미”처럼 잘못 쓰기 일쑤였습니다. “인생에서 찾는 뜻”이나 “삶에서 찾는 뜻”으로 적어야 올발라요. 4348.3.6.쇠.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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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살면서 참으로 이루어야 할 뜻은 무엇일까

내 삶에서 참다이 찾아야 할 길은 무엇일까


‘진정(眞正)으로’는 ‘참으로’나 ‘참다이’로 손질하고, ‘추구(追求)해야’는 ‘이루어야’나 ‘찾아야’나 ‘좇아야’나 ‘바라야’로 손질합니다. ‘가치(價値)’는 ‘뜻’이나 ‘값어치’로 손봅니다.


(최종규/함께살기 . 2015 - 우리 말 살려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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