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미와 루이 - 개정판
리비 글래슨 지음, 장미란 옮김, 프레야 블랙우드 그림 / 은나팔(현암사) / 2010년 2월
평점 :
절판





다 함께 즐기는 그림책 473



네가 나를 부를 적에

― 에이미와 루이

 리비 글레슨 글

 프레야 블랙우드 그림

 장미란 옮김

 다다북스 펴냄, 2007.3.3.



  잘 자던 아이가 갑자기 벌떡 일어납니다. 무슨 소리를 들었을까요? 아이는 틀림없이 무슨 소리를 듣고는 벌떡 일어납니다. 아마 누군가 저를 부른 듯합니다. 잠결에 들은 살가우면서 반가운 소리는 잠을 한달음에 지웁니다. 나도 아이들 사이에서 잘 자다가 벌떡 일어납니다. 어떤 소리를 들었기 때문입니다. 반가운 멧새 노랫소리를 들을 수 있고, 풀벌레 노랫소리를 들을 수 있으며, 달이나 별이 부르는 소리를 들을 수 있어요.


  예전에는 갓난쟁이가 밤오줌을 누는 소리를 듣고 잠을 깼습니다. 또는, 갓난쟁이가 ‘아 쉬 마렵네’ 하고 마음속으로 읊는 소리를 마음으로 듣고 벌떡 일어나서 아이 귀에 대고 “쉬 할래?” 하고 소근거리면 아이는 “응.” 하고 가볍게 대꾸하고는 두 팔을 벌려 안아 달라 합니다. 그러면 이 아이를 안아서 오줌그릇에 앉히면 홀가분하게 쉬를 하고 다시 팔을 벌리지요.



.. 에이미와 루이는 하늘만큼 높이 탑들을 쌓았어요. 깊은 구덩이를 파서 곰 인형들을 묻기도 했어요. 구름이 만들어 내는 마법의 동물들도 같이 구경했어요 … 에이미가 찰흙을 가지고 놀고 있으면, 루이는 방 한구석에서 변장을 하고 있다가 방 저쪽에 있는 에이미를 불렀어요. 에이미가 부르는 것과 똑같이요 ..  (2, 6쪽)





  그림책 《에이미와 루이》(다다북스,2007)를 읽습니다. 그림책에 나오는 두 아이 ‘에이미’와 ‘루이’는 소꿉동무입니다. 두 아이는 날마다 즐겁게 어울리고, 언제나 기쁘게 놉니다. 두 아이는 스스로 놀이를 짓습니다. 두 아이는 스스로 노래를 부릅니다. 두 아이는 스스로 웃고 떠들면서 하루를 아름답게 누립니다.


  그런데, 두 아이 가운데 한 아이네 어버이가 보금자리를 옮깁니다. 땅을 파고 하늘을 보며 숲내음을 맡을 수 있던 마을을 떠나, 멀디먼 지구 맞은편 큰도시로 갑니다.


  조용한 시골마을에 남은 아이는 놀이동무가 사라져서 놀 기운이 없습니다. 시끌벅적하면서 놀이터조차 없는 곳에서 살아야 하는 아이도 놀이동무가 없으니 놀 기운이 없습니다. 두 아이는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까요.



.. 그러던 어느 날 에이미네 식구들이 멀리멀리 이사를 가게 되었어요. 지구 반대편으로요 ..  (11∼12쪽)




  도시로 가든 다른 마을로 가든, 어버이는 어버이대로 까닭이 있어서 보금자리를 옮깁니다. 어버이는 어버이대로 살림을 꾸려야 하니, 새로운 터로 옮겨서 지내야 할 수 있습니다. 그러면 아이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어버이 자리에 선 사람은 ‘어버이가 할 일’만 생각하느라 ‘아이가 누릴 놀이’는 그만 잊지 않나요? ‘어버이가 할 일’이 대수로운 만큼 ‘아이가 누릴 놀이’가 대수로운 줄 잊지 않나요?


  어버이한테는 ‘할 일’이 있고, 아이한테는 ‘누릴 놀이’가 있습니다. 아이는 놀면서 자라야 합니다. 가까이에 놀이동무가 있으면 두 아이나 여러 아이는 신나게 뛰놀아야 합니다. 가까이에 놀이동무가 없으면 어버이는 아이한테 즐거우면서 살가운 놀이동무로 지낼 수 있어야 합니다. 왜냐하면, 아이는 놀면서 크고, 놀면서 배우며, 놀면서 사랑과 꿈을 키우는 삶이니까요.



.. 에이미가 사는 곳은 구덩이를 팔 땅도 없고, 탑을 쌓을 곳도 없고, 구름은 늘 비만 뿌려댔어요. 에이미는 밤에도 낮에도 루이를 생각했어요 ..  (17쪽)




  그림책에 나오는 두 놀이동무는 그만 헤어집니다. 두 놀이동무는 아직 글을 모르지 싶습니다. 글이라도 알면 편지라도 주고받을 텐데요. 그런데, 두 놀이동무네 어버이는 ‘놀이동무가 헤어져 서운하며 기운이 빠지는 하루’를 제대로 못 느끼지 싶습니다. 하루아침에 갑작스레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두 아이를 따사로이 바라볼 줄 아는 어버이는 없구나 싶습니다.


  더군다나, 두 아이네 어버이는 ‘헤어진 놀이동무’를 그리는 아이들 마음을 도무지 못 읽습니다.


  아이는 무엇을 해야 할까요. 아이는 하루 내내 무엇을 해야 할까요. 아이는 학교에 가서 시험공부를 해야 하나요. 아이는 그저 시험공부를 잘 받아서 대학교에도 가고 돈 잘 버는 회사에 들어가야 하나요. 아이가 어릴 적에 놀이를 모르면서 놀지도 못하는 채 보내야 하나요.



.. 루이가 아빠한테 물었어요. “에이미를 아주 크게 부르면 에이미가 들을 수 있을까요?” 아빠는 고개를 저었어요. “에이미는 지구 반대편에 있단다. 에이미가 아침에 일어나면, 너는 밤이라서 자고 있어.” 루이가 할머니한테 물었어요. “세상에서 가장 큰 소리로 에이미를 부르면 에이미가 들을 수 있을까요?” 할머니가 말했어요. “그럴지도 모르지. 한번 불러 보렴.” ..  (18∼19쪽)




  시골마을에 사는 ‘루이’는 외로우면서 쓸쓸하지만, 곁에 할머니가 있습니다. 할머니는 루이가 묻는 말에 고개를 끄덕여 줍니다. 그래요. 아이가 무엇을 하고 싶어 한다면, 아이가 무엇을 하고 싶어 하는지 지켜보아야지요. 기운을 북돋아서, 아이가 스스로 일어서도록 도와야지요.


  루이는 크디큰 소리로 외칩니다. 놀이동무를 그리는 마음을 하늘에 띄워서 날립니다. 루이가 외친 크디큰 소리는 구름이 되고 바람이 됩니다. 루이 마음을 담은 구름과 바람은 훨훨 날아 ‘에이미’한테 갑니다. 루이가 마음을 구름과 바람에 담아 띄운 때는 한낮이지만, 이때에는 에이미가 한참 잡니다. 두 아이가 지내는 나라는 낮과 밤이 다르거든요.


  에이미는 밤에 잠을 자면서 루이가 부르는 소리를 듣습니다. 그립고 그리운 소리를 듣습니다. 루이는 마음을 띄워 보내면서 비로소 기운을 차립니다. 에이미는 마음을 받으면서 새롭게 기운이 납니다. 두 아이는 아주 먼 곳에 떨어져 지낸다고 할는지 모르지만, 마음은 언제나 함께 있습니다. 마음이 언제나 함께 있으니, 두 아이는 늘 가슴속에 사랑과 꿈을 키울 만합니다.


  이제 두 아이는 한 가지를 새롭게 배웁니다. 그동안 두 아이는 함께 붙어서 놀며 ‘보금자리에서 누리는 기쁜 놀이’를 배웠으면, 오늘부터는 ‘언제 어디에서나 늘 마음이 함께 있는 줄 깨닫는 즐거운 삶’을 배웁니다. 4348.1.15.나무.ㅎㄲㅅㄱ


(최종규 . 2015 - 시골 아버지 그림책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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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장소] 2015-01-15 08: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네가.불러서..어린날..자다..그렇게 문밖으로 불려나간 거였네...멀리서도 불렀구나..너.

숲노래 2015-01-16 05:31   좋아요 0 | URL
모두들 마음으로 부르는 소리를 듣지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