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이랑 놀자 104] 어린이노래



  우리 집 아이들과 노래를 부를 적에는 늘 ‘노래’라는 낱말만 씁니다. 따로 ‘동요(童謠)’라는 한자말을 안 씁니다. 우리 집 아이들과 글쓰기를 할 적에는 늘 ‘글’이라는 낱말만 씁니다. 따로 ‘동시(童詩)’라는 한자말을 안 씁니다. ‘어린이노래’나 ‘어린이시’ 같은 말을 쓸 수도 있지만, 아이만 부를 노래가 아니기에 ‘노래’라 말하며, 아이만 즐길 시가 아니기에 ‘글’이라 말합니다. 문학이나 문화나 예술로 가르자면 이런저런 말을 새로 지어야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문학이나 문화나 예술은 책이나 전시관에 갇히지 않습니다. 언제 어디에서나 누리고 즐길 때에 비로소 문학이고 문화요 예술입니다. 가만히 보면 아이들한테는 ‘문학·문화·예술’ 같은 말을 안 써도 됩니다. 모두 다 놀이요, 삶이며, 하루입니다. 놀면서 노래하고, 웃으면서 살고, 춤추면서 하루가 흐릅니다. “자, 우리 그림 그리면서 놀까?” 하고 말할 뿐, “자, 우리 회화예술이나 행위예술을 할까?” 하고 말하지 않습니다. 새롭게 갈래를 나누어야 하기에 새롭게 이름을 붙여야 하면 ‘어린이노래’라 하면 되고, 여느 삶자리에서는 수수하면서 투박하고 단출하게 말합니다. 4348.1.11.해.ㅎㄲㅅㄱ


(최종규 . 2015 - 우리 말 살려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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