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난꾸러기 놀이



  두 아이는 두 목숨이고 두 숨결이니 그만큼 서로 다르기 마련이다. 큰아이는 큰아이대로 큰아이 숨결이고, 작은아이는 작은아이대로 작은아이 숨결이다. 두 아이를 낳아 돌보는 어버이는 어버이대로 다른 숨결이면서, 아이들하고 서로 맞닿는 숨결이 있다. 하루하루 새롭게 자라는 큰아이를 바라보면서, 나한테 오랜 옛날부터 깃들던 상냥함을 읽고, 날마다 씩씩하게 크는 작은아이를 바라보면서, 나한테 참 먼 옛날부터 감돌던 장난스러움을 읽는다. 내가 나이면서 내가 나를 잊은 모습을 두 아이한테서 새삼스레 깨닫는다. 좋아하는 모습이고 아니고를 떠나, 언제나 나를 이루던 내가 가장 기쁘며 아름답다고 느끼던 숨결은 ‘상냥함’과 ‘장난스러움’ 두 가지가 어우러진 때이다.


  한 사람이 얌전이와 개구쟁이 두 가지 모습을 건사할 수 있을까? 아무렴, 두 가지 모습을 나란히 건사할 만하다. 그리고, 두 가지 모습은 다른 모습이 아니라 늘 하나이다. 하나는 움직이는 몸이고 다른 하나는 지키는 마음이다. 새처럼 하늘을 나는 장난스러움이고, 나무처럼 보금자리를 지키는 상냥함이다.


  따스한 손길로 웃음을 짓고, 너그러운 손길로 노래를 지으며, 사랑스러운 손길로 꿈을 짓는다. 아이와 어른은 모두 이러한 손길로 삶을 가꾼다. 먼먼 옛날부터, 먼먼 뒷날까지. 4348.1.2.쇠.ㅎㄲㅅㄱ


(최종규 . 2015 - 아버지 육아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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