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를 가리키는 세 낱말을

찬찬히 돌아봅니다.

한국말사전 뜻풀이가

앞으로 차츰차츰 넉넉할 수 있기를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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춥다·차다·차갑다

→ ‘춥다’와 ‘차다’와 ‘차갑다’는 모두 날씨를 가리키는 자리에서 씁니다. 온도가 낮은 날씨일 적에 이러한 낱말을 씁니다. ‘차갑다’는 ‘몹시 차다’를 가리킵니다. 한편, ‘춥다’는 몸으로 낮은 온도를 느낄 적에 쓰고, ‘차다·차갑다’는 살갗에 닿는 낮은 온도를 느낄 적에 씁니다. 그래서, “네 손이 차구나”라든지 “네 손이 차갑구나”처럼 쓰지만, “네 손이 춥구나”처럼 쓰지는 못합니다. 그리고, “바람이 차다”와 “바람이 차갑다”처럼 쓸 수 있어도, “바람이 춥다”처럼 쓸 수 없습니다. ‘춥다’는 몸으로 느끼는 날씨를 가리키는 자리에서 쓰기에 “나는 안 추운데 너는 춥구나”처럼 씁니다. “우리 집은 춥다”고 하면, 우리 집에 있으면 몸으로 느끼는 기운이나 온도가 낮다는 뜻입니다. “우리 집은 차다”처럼 쓰지 못합니다. “방이 차다”고 하면 방바닥이 차다는 뜻으로는 쓸 수 있어요. 방바닥에 손을 대면 손(살갗)이 차거나 방바닥에 앉으면 엉덩이(살갗)가 차다는 뜻으로만 쓸 수 있습니다.


춥다 

1. 온도가 낮은 날씨이다

 - 추운 날씨에는 옷을 두껍게 입고 가렴

 - 이렇게 추운 날에는 새들이 먹이를 어떻게 찾을까요

 - 추운 겨울이 지나면 따스한 봄이 찾아옵니다

2. 몸으로 느끼는 기운이나 온도가 낮다

 - 겨울이기는 하지만 방이 왜 이렇게 춥니

 - 추운데 배고프기까지 하니 너무 힘들다

 - 언니는 그리 춥지 않다면서 옷을 얇게 입어요

차다

1. 온도가 낮은 날씨이다

 - 오늘은 날이 차니까 옷을 따뜻하게 입어야겠어요

 - 삼월은 봄이어도 아침저녁으로는 아직 차니까 도톰한 옷을 입습니다

2. 살갗에 닿은 것이나 바람이, 기운이나 온도가 낮다 (얼음 같은 것이 닿는 느낌)

 - 바람이 차니 귀가 얼얼하다

 - 몸이 아플 적에는 찬 것을 함부로 먹지 말아야지

 - 아직 불을 넣지 않아서 방바닥이 차니까 방석을 깔자

 - 네 손이 많이 차구나

3. 사랑스러운 마음이 없다 (쌀쌀하다)

 - 이웃 아저씨는 말투가 너무 차서 좀 꺼림칙하다

 - 네 동무인데 너무 차게 굴지 않나 모르겠어

 - 차디찬 말을 들으니 온몸에 소름이 돋는다

차갑다

1. 온도가 무척 낮은 날씨이다

 - 차갑고 매서운 날씨에도 설날 해돋이를 보려고 사람들이 많이 나왔어요

 - 할아버지는 차가운 날에도 이웃집에 마실을 다녀오십니다

2. 살갗에 닿은 것이나 바람이, 기운이나 온도가 몹시 낮다

 - 냉장고에 넣은 수박이 차가워서 이가 시리다

 - 차갑게 식은 밥을 따뜻하게 덥혀서 먹습니다

 - 바람이 차갑게 불어도 눈놀이를 하다 보면 땀이 송송 돋는다

 - 볼이 꽁꽁 얼고 차가우니 얼른 털모자와 귀도리를 쓰렴

3. 사랑스러운 마음이 아주 없다 (매몰차다)

 - 네 목소리가 차가워서 무섭기까지 해

 - 잘못했다고 뉘우치는데 차가운 눈빛은 거두어 주렴

 - 사람이 너무 차가우니까 선뜻 다가서기가 어려워


(최종규 . 2014 - 새로 쓰는 우리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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