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말도 익혀야지
(1036) 너무 2
“그런데 부탁이 있어, 나도 함께 데려가 줘. 그리고 너희 농장에 나를 숨겨 줘.” 꼬마 페그는 아무리 생각해도 카일의 제안이 너무 마음에 들었다
《알레산드로 가티/김현주 옮김-나쁜 회사에는 우리 우유를 팔지 않겠습니다》(책속물고기,2014) 124쪽
너무 마음에 들었다
→ 무척 마음에 들었다
→ 아주 마음에 들었다
→ 참으로 마음에 들었다
→ 꽤 마음에 들었다
→ 더없이 마음에 들었다
…
보기글을 보면 “아무리 생각해도 너무 마음에 들었다” 꼴입니다. ‘아무리’와 ‘너무’가 어울립니다. 그런데, 글짜임으로는 ‘아무리 + 너무’는 잘 어울립니다만, 줄거리는 “마음에 들었다”입니다. 여러모로 알쏭달쏭합니다. ‘아무리 + 너무’를 넣는 말투는 “아무리 생각해도 너무 마음에 안 들었다”라든지 “아무리 해도 너무 힘들었다”처럼 씁니다. 마음에 들거나 좋거나 즐겁거나 수월하다 같은 느낌을 나타낼 적에는 ‘아무리 + 너무’ 꼴은 안 써요.
이 보기글에서는 “생각하고 생각할수록 참 마음에 들었다”라든지 “곰곰이 생각하니 아주 마음에 들었다”라든지 “이 생각은 더없이 마음에 들었다”처럼 적어야 올바릅니다. “마음에 들었다”를 꾸미는 자리에는 ‘너무’를 넣을 수 없으니 ‘무척’이나 ‘아주’나 ‘참’ 같은 꾸밈말을 넣어야 하는데, 이렇게 꾸밈말을 넣더라도 ‘아무리’가 앞에 있으면 글짜임이 엉성합니다. 4347.12.1.달.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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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말이야, 나도 함께 데려가 줘. 그리고 너희 시골집에 나를 숨겨 줘.” 꼬마 페그는 생각할수록 카일이 한 말이 무척 마음에 들었다
‘부탁(付託)’은 그대로 둘 만하지만, 아이들 말투를 헤아린다면 “그런데 말이야”나 “그런데 이것 좀 해 줘”로 손볼 수 있습니다. “너희 농장(農場)”도 그대로 둘 수 있으나, “너희 시골집”으로 손볼 때에 한결 잘 어울립니다. “카일의 제안(提案)”은 “카일이 한 말”로 손질합니다.
(최종규 . 2014 - 우리 말 살려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