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말도 익혀야지
(782) 숫자말 8
철도노동조합 서울지방본부 2층 회의실을 철야농성장으로 삼아 25∼30명의 동지들이 더욱더 강고한 대오를 구축하게 되었다
《민주노총 화섬연맹 금강화섬노동조합-공장은 노동자의 것이다》(삶이보이는창,2006) 91쪽
25∼30명의 동지들이
→ 스물다섯에서 서른쯤 되는 동지기
→ 서른 사람쯤 되는 동지가
→ 동지들 서른 사람쯤이
→ 동지 스물일곱 안팎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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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숫자를 세면서 “얼마에서 얼마쯤 되는” 하고 이야기를 합니다. “어제 몇 사람이나 모였니?” 하고 물으면, “글쎄, 한 서른에서 마흔쯤?” 하고 대꾸합니다.
스물다섯 사람은 넘는 듯하고 서른 사람은 못 미친다고 느끼면, 이럭저럭 어림을 해서 “스물일곱 안팎”이나 “스물여덟 안팎”처럼 적을 수 있어요. “스물다섯을 조금 넘는”으로 적어도 되고, “서른이 조금 안 되는”처럼 적어도 잘 어울립니다. 4340.12.6.나무/4347.11.29.흙.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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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노동조합 서울지방본부 2층 회의실을 철야농성장으로 삼아 스물다섯에서 서른쯤 되는 동지가 더욱더 튼튼한 무리를 잤다
‘강고(强固)한’은 ‘단단히’나 ‘튼튼히’나 ‘힘있게’로 다듬고, “대오(隊伍)를 구축(構築)하게 되었다”는 “무리를 이루었다”나 “무리를 짰다”로 다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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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말도 익혀야지
(773) 숫자말 7
아, 난 열여덟 살의 청소년이 아닙니다. 난 40살입니다
《안토니 포세트/이해성 편역-존 레논, 신화와 비극 사이》(일월서각,1981) 164쪽
난 40살입니다
→ 난 마흔 살입니다
→ 난 마흔입니다
→ 난 마흔 살 아저씨입니다
…
보기글 앞에서는 “열여덟 살 청소년”을 이야기하니, 뒤에서는 꾸미는 말을 붙여서, “마흔 살 아저씨”로 적으면 잘 어울립니다. 그런데, 앞에서는 ‘열여덟’로 잘 적는데, 뒤에서는 왜 ‘40’으로 적는지 아리송합니다.
한국말은 ‘마흔’이고 한자말은 ‘사십(四十)’입니다. 한자말을 써야 알맞구나 싶은 자리라면 이 낱말을 써도 되지만, 꼭 안 써도 되는 자리라면 한국말을 알맞고 바르게 쓰기를 바랍니다.
중국과 북녘과 일본에서 사는 한겨레는 ‘한 달러’나 ‘한 미터’처럼 말을 합니다. 중국과 북녘과 일본에서는 ‘마흔 달러’나 ‘마흔 미터’처럼 말을 합니다. 남녘에서는 언제쯤 ‘사십 미터’나 ‘일 달러’가 아닌 ‘마흔 미터’나 ‘한 달러’처럼 말할 수 있을까 헤아려 봅니다. 4340.10.22.달/4347.11.29.흙.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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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난 열여덟 살 청소년이 아닙니다. 난 마흔 살입니다
아, 난 열여덟 살 아이가 아닙니다. 난 마흔 살입니다
“열여덟 살의 청소년(靑少年)”은 “열여덟 살 청소년”이나 “열여덟 살 아이”로 다듬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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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말도 익혀야지
(771) 숫자말 6
등산복 차림도 날씬한 아가씨들이 5, 6명씩 떼지어 한바탕 소란을 피우며 체조를 하다간
《송건호-아쉬움 속의 계절》(진문출판사,1977) 82쪽
5, 6명씩 떼지어
→ 대여섯 사람씩 떼지어
→ 대여섯씩 떼지어
→ 대여섯 남짓 떼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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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6명’으로 적는다면 누구나 ‘오륙(五六) 명’으로 읽겠지요. ‘대여섯 명’으로 읽을 분이 있을까 궁금합니다. 처음부터 ‘대여섯’이라는 한국말을 쓸 수 있어야지 싶습니다. 그리고, 숫자 ‘5, 6’을 쓰더라도 ‘5, 6 사람’처럼 글을 쓰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4340.10.19.쇠/4347.11.29.흙.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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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옷 차림도 날씬한 아가씨가 대여섯씩 떼지어 한바탕 시끄럽게 체조를 하다간
‘등산복(-服)’은 ‘등산옷’으로 다듬고, “소란(騷亂)을 피우며”는 ‘시끄럽게’나 “수다를 떨며”로 다듬습니다. “체조(體操)를 하다간”은 그대로 두어도 되고, “몸을 풀다간”이나 “춤을 추다간”으로 손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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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말도 익혀야지
(752) 숫자말 5
딸도 멀리서 그를 보고는 단숨에 뛰어오더니 팔에 매달려 “아빠 얼굴 3일 만에 본다.” 하면서 깡충깡충 뛰는 것이었다
《하종강-길에서 만난 사람들》(후마니타스,2007) 44쪽
3일 만에 본다
→ 사흘 만에 본다
숫자 ‘3’을 쓰는 일은 나쁘지 않습니다. 날짜를 헤아릴 적에도 퍽 많은 분이 ‘3일(삼일)’이라고 말합니다. 그렇지만 한국사람이라면 날짜를 ‘하루 이틀 사흘 나흘’처럼 말해야 올바릅니다. 숫자 ‘3’을 쓸 수도 있지만, 이 보기글 같은 자리에 굳이 써야 하는지는 찬찬히 생각해 보기를 바랍니다. 4340.8.7.불/4347.11.29.흙.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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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도 멀리서 그를 보고는 한숨에 뛰어오더니 팔에 매달려 “아빠 얼굴 사흘 만에 본다.” 하면서 깡충깡충 뛰었다
‘단(單)숨에’는 ‘한숨에’나 ‘한달음에’로 손보고, “깡충깡충 뛰는 것이었다”는 “깡충깡충 뛰었다”나 “깡충깡충 뛰며 좋아했다”나 “깡충깡충 뛰면서 기뻐했다”로 손봅니다.
(최종규 . 2014 - 우리 말 살려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