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흥군’ 이름 쓴 지 100년이라는데
2014년은 전남 고흥군에서 ‘고흥군’이라는 이름을 쓴 지 100돌이라고 한다. 고흥군청에서는 읍내에 ‘전기로 밝히는 등불’을 곳곳에 잔뜩 매달았다. 나는 고흥에서 나고 자란 사람은 아니지만, 고흥으로 삶터를 옮겨 살기에, 이게 뭐 하는 일인가 하고 곰곰이 들여다본다. 2014년으로 100돌이라 한다면 1914년부터 이름을 바꾸었다는 뜻이다. 1914년은 어떤 해인가? 그무렵 한국은 어떤 사회인가?
1914년에 앞서까지 이곳은 ‘흥양군’이었다고 한다. 다시 말하자면, 예부터 ‘전남 고흥’이라는 데는, 고흥이 아니라 ‘전남 흥양’이었다는 소리이다. 이 이름이 일제강점기에 억지스레 ‘전남 고흥’으로 바뀌었다는 뜻이다.
‘흥양’이라는 이름은 고흥군 곳곳에 남는다. 그러나, 고흥에 있던 ‘흥양초등학교’는 1998년에 문을 닫았다. 고흥이라는 곳을 오래도록 가장 널리 드러내던 이름을 붙인 학교가 문을 닫은 지 꽤 된다. 그러니까, 고흥군에서는 이곳 발자취로 깊이 남고 널리 퍼졌던 이름을 꽤 예전부터 모른 척하거나 없애려고 한다는 이야기가 된다.
한국에 있는 지자체 가운데 ‘일제강점기에 이름이 억지로 바뀐 일’을 기리면서 큰잔치를 벌이는 곳이 있을까? 게다가 지자체 역사를 고작 100돌 갖고 자랑하거나 내세우려고 하는 움직임이 멋지거나 뜻있거나 남다르다고 할 만할까? ‘우리 고장 제 이름 찾기’가 아니라 ‘일제강점기 제국주의자가 바꾼 이름 기리기’를 하는 전라남도 조그마한 지자체를 어떻게 보아야 할까? 4347.11.26.나무.ㅎㄲㅅㄱ
'고흥군 이름 100돌'과 얽힌 글을 찾아서 읽고 싶다면...
http://www.ghnews.net/news/articleView.html?idxno=2241
(최종규 . 20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