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 안 써야 우리 말이 깨끗하다

 (1570) 너의 4


“저 녀석, 지난 학기 중에 말썽이다 뭐다 해서 교무실 출입을 제 집 드나들듯 하더니, 여기가 자기 교실인 줄 아나 봐. 저기 복도 끝이 너의 교실이야.”

《김수정-홍실이》(서울문화사,1990) 130쪽


 너의 교실이야

→ 네 교실이야

→ 너네 교실이야

→ 너희 교실이야

→ 네가 갈 교실이야

→ 네가 배우는 교실이야

 …



  여름방학을 마치고 졸린 몸으로 학교에 간 아이가 제 교실을 못 찾고 헤맵니다. “여기가 우리 교실인가? 저기가 우리 교실인가?” 그러다가 교무실로 들어가더니 “여긴 노인학교잖아?” 하고 어리둥절해 합니다. 그러니 이 모습을 보던 나이든 교사 한 사람이 “인석아, 너네 교실은 저기야.” 하고 가르쳐 줍니다.


 우리 교실 . 내 교실 . 네 교실 (o)

 우리의 교실 . 나의 교실 . 너의 교실 (x)


  내가 다니는 교실입니다. 네가 다니는 교실입니다. 우리가 다니는 교실입니다. 내가 배우고 네가 배우며 우리가 배우는 교실입니다. 내가 깃들고 네가 깃들며 우리가 깃드는 교실입니다. 4341.10.9.나무/4347.11.20.나무.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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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녀석, 지난 학기 내내 말썽이다 뭐다 해서 교무실을 제 집처럼 드나들더니, 여기가 저희 교실인 줄 아나 봐. 저기 골마루 끝이 네 교실이야.”


“학기 중(中)에”는 “학기 동안”이나 “학기 내내”나 “학기에”로 다듬습니다. “교무실 출입(出入)을 제 집 드나들듯 하더니”는 “교무실 드나들기를 제 집 드나들듯 하더니”나 “교무실을 제 집처럼 드나들더니”로 손봅니다. ‘자기(自己)’는 ‘저희’나 ‘제’로 손질하고, ‘복도(複道)’는 ‘골마루’로 손질합니다.


..



 '-의' 안 써야 우리 말이 깨끗하다

 (1644) 너의 5


마지막으로 전화 통화를 하던 날, 너의 목소리는 전과 같지 않았다. 네가 아무리 밝고 차분하게 말하려고 했지만 엄마의 느낌마저 속일 수는 없었어

《강무지-다슬기 한 봉지》(낮은산,2008) 153쪽


 너의 목소리

→ 네 목소리

→ 네가 들려주는 목소리

→ 네가 말하는 목소리

 …



  네가 들려주는 목소리를 “네 목소리”가 아닌 “너의 목소리”처럼 적는다면, 내가 들려주는 목소리는 “내 목소리”가 아닌 “나의 목소리”처럼 적지 않을까 싶습니다. 우리가 들려주는 목소리는 “우리 목소리”가 아닌 “우리의 목소리”처럼 적을 테며, 저희가 들려주는 목소리도 “저희 목소리”가 아닌 “저희의 목소리”처럼 적을 테지요. 이리하여, 이 보기글을 보면 “엄마의 느낌마저”처럼 토씨 ‘-의’를 붙입니다. “엄마 느낌마저”나 “엄마마저”처럼 적지 못합니다. 4342.1.6.불/4347.11.20.나무.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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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전화로 얘기하던 날, 네 목소리는 예전과 같지 않았다. 네가 아무리 밝고 차분하게 말하려고 했지만 엄마마저 속일 수는 없었어


“전화 통화(通話)를 하던”은 “전화로 얘기를 하던”이나 “전화로 얘기하던”으로 다듬고, ‘전(前)’은 ‘예전’이나 ‘지난날’로 다듬습니다. “엄마의 느낌마저”는 “엄마 느낌마저”나 “엄마마저”나 “내 느낌마저”로 손질합니다. ‘침착(沈着)하게’라 하지 않고 ‘차분하게’라 적은 대목은 반갑습니다.


..



 '-의' 안 써야 우리 말이 깨끗하다

 (1782) 너의 6


너의 방문에 얼마나 고마워 하는지 전하고 싶어 급히 편지를 쓴다 … 네가 찾아와 주어 고마워 하면서도 나는 우리의 대화를 생각한단다

《빈센트 반 고흐/박홍규 옮김-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편지》(아트북스,2009) 101, 103쪽


 너의 방문에

→ 네 방문에

→ 네가 와 주어

→ 네가 찾아 주어

→ 네가 찾아와 주어

 …



  보기글이 실린 책을 살피니, 한쪽에서는 “너의 방문”이라 옮기나, 다른 한쪽에서는 “네가 찾아와 주어”로 옮깁니다. 일부러 두 가지 말투로 옮겼을까 궁금합니다. 또는, 이렇게도 옮기고 저렇게도 옮길 수 있다고 보여주려 했는지 궁금합니다. 글을 어떻게 써야 올바른지 틀림없이 아는구나 싶지만, 안타깝게도 이리저리 어지럽습니다. 더욱이, 보기글 뒤쪽에서는 “네가 찾아와”로 적습니다만, “우리의 대화”처럼 잘못 적습니다. ‘우리’라는 낱말에는 ‘-의’를 붙일 수 없어요.


  “우리 말”이고 “우리 글”이며 “우리 이야기”입니다. “우리 넋”이고 “우리 얼”이며 “우리 숨결”입니다. 4342.6.3.물/4347.11.20.나무.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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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찾아와서 얼마나 고마워 하는지 밝히고 싶어 서둘러 편지를 쓴다 … 네가 찾아와 주어 고마워 하면서도 나는 우리 얘기를 생각한단다


‘방문(訪問)’은 ‘찾아옴’이나 ‘찾아감’으로 다듬습니다. ‘전(傳)하고’는 ‘알리고’나 ‘말하고’나 ‘밝히고’로 손보고, ‘급(急)히’는 ‘서둘러’나 ‘얼른’로 손봅니다. “우리의 대화(對話)를”은 “우리 이야기를”이나 “우리가 나눈 이야기를”로 손질해 봅니다.


(최종규 . 2014 - 우리 말 살려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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