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말을 죽이는 외마디 한자말

 (1344) 통하다通 75


새마을운동을 통해 박정희 정권은 농촌의 낙후한 빈곤의 책임을 농민들에게 돌렸던 거야

《이임하-10대와 통하는 문화로 읽는 한국 현대사》(철수와영희,2014) 237쪽


 새마을운동을 통해

→ 새마을운동을 앞세워

→ 새마을운동을 내세워

→ 새마을운동을 벌이며

→ 새마을운동을 빌미로

 …



  새마을운동은 아직 안 끝났습니다. 도시에서는 모르지만, 시골에서는 구석구석 새마을 깃발이 펄럭입니다. 더군다나 새마을운동본부는 그대로 있습니다. 손수 땅을 가꾸고 들과 숲을 푸르게 돌보던 시골사람 살림살이를 초라하거나 가난하다고 나무라던 새마을운동은 아직도 시골에서 시멘트 토목건설을 부추깁니다. 고샅을 시멘트로 덮으라고 닦달하던 새마을운동은 논도랑과 논둑을 시멘트로 덮으라고 들볶고, 골짜기 냇바닥을 시멘트로 뒤집습니다.


  시골살림은 가난하지도 초라하지도 않습니다. 스스로 누릴 만큼 스스로 일굴 뿐입니다. 알맞게 지어 알맞게 먹을 뿐입니다. 그런데, 정치권력은 새마을운동을 앞세워, 새마을운동을 빌미로, 새마을운동을 내세워, 새마을운동을 들먹이며, 새마을운동을 퍼뜨려, 새마을운동으로 윽박지르면서, 오래도록 이어온 조용한 시골살이를 떠들썩하게 뒤바꾸었습니다. 흐르는 냇물을 마시던 삶을 물꼭지를 틀어 전기세와 수도세를 내는 삶으로 바꾸면서 문화요 복지요 문명이라고 부추겼습니다. 오늘날 도시에서는 친환경이나 유기농을 들먹이지만, 새마을운동은 쉰 해에 걸쳐 농약과 화학비료를 시골에 뿌렸습니다. 새마을운동이라는 이름으로 시골사람이 시골을 떠나 도시로 가도록 내몰았습니다. 4347.11.16.해.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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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마을운동을 앞세워 박정희 정권은 가난하고 뒤떨어진 시골살림 탓을 시골사람한테 돌렸어

새마을운동을 내세워 박정희 정권은 가난하고 초라한 시골살림을 시골사람한테 탓한 셈이야


“농촌(農村)의 낙후(落後)한 빈곤(貧困)의 책임(責任)을”은 한글로 적었으나 한국말이 아닙니다. 토씨만 붙인 한글입니다. 일본 말투입니다. “가난하고 뒤떨어진 시골살림 탓”이나 “초라하고 가난한 시골살림 탓”으로 손질합니다. “돌렸던 거야”는 “돌렸어”나 “돌린 셈이야”로 손질합니다.


..



 우리 말을 죽이는 외마디 한자말

 (1346) 통하다通 76


개발하면 땅값이 오르고 일자리가 생겨 지역경제가 활성화된다는 순진한 생각은 이제 통하지 않습니다

《박창근,이원영-4대강 사업과 토건 마피아》(철수와영희,2014) 46쪽


 순진한 생각은 이제 통하지 않습니다

→ 어설픈 생각은 이제 듣지 않습니다

→ 섣부른 생각은 이제 끝났습니다

→ 어수룩한 생각은 이제 접어야 합니다

→ 바보스러운 생각은 이제 거짓말입니다

→ 철없는 생각은 이제 그쳐야 합니다

 …



  어수룩한 생각은 이제 듣지 않는다고 합니다. “기계가 말을 듣지 않는다”나 “몸이 말을 듣지 않는다”처럼, 이 보기글에서도 ‘듣다’를 넣어야 알맞습니다. 이러한 뜻과 쓰임새를 살려 “이제 끝났습니다”나 “이제 그쳐야 합니다”나 “이제 접어야 합니다”처럼 적어도 됩니다.


  한편, 토목 개발로 땅값이나 일자리를 노리는 일이란 무엇인지 생각해 봅니다. 어수룩하거나 바보스럽다고 한다면, 거짓스럽거나 터무니없는 일이라 여길 수 있습니다. 4347.11.16.해.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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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하면 땅값이 오르고 일자리가 생겨 마을살림이 나아진다는 철없는 생각은 이제 끝났습니다


“지역경제(地域經濟)가 활성화(活性化)된다는”은 “마을살림이 살아난다는”이나 “마을사림을 북돋울 수 있다는”으로 손보고, ‘순진(純眞)한’은 ‘어수룩한’이나 ‘바보스러운’이나 ‘섣부른’이나 ‘철없는’으로 손봅니다.


(최종규 . 2014 - 우리 말 살려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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