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 없애야 말 된다

 (125) 이상적 1


너희와 비슷한 세대인 젊은 엄마들 사이에는 우유가 영양소를 균형 있게 포함한 이상적인 식품이라는 사고가 정착되어 있는 것 같다

《사카시타 사카에/연주미 옮김-얘야 생태가 웰빙이란다》(이매진,2004) 27쪽


 이상적인 식품

→ 훌륭한 먹을거리

→ 좋은 먹을거리

→ 더없이 좋은 밥

→ 괜찮은 밥

→ 아기한테 괜찮은 밥

 …



  오늘날 아주 많은 이들이 ‘이상’과 ‘현실’이라는 한자말을 씁니다. 그런데, 우리가 두 가지 한자말 ‘理想’과 ‘現實’을 쓴 지 얼마 안 됩니다. 기껏 백 해가 될 듯 말 듯합니다. 오늘날에는 두 가지 한자말이 아니고서는 우리 생각을 못 나타낼 듯 여기기도 하지만, 우리는 이러한 낱말이 없던 지난날에도 얼마든지 우리 생각을 나타내며 살았습니다.


 이상이 크다 → 꿈이 크다 / 생각이 크다

 이상을 향한 열정 → 꿈으로 가는 마음 / 꿈을 비는 뜨거운 뜻

 높은 이상을 품다 → 높은 꿈을 품다 / 높은 뜻을 품다


  한자말 ‘이상’과 ‘현실’은 이 모양새대로 쓰기도 하지만, 뒤에 ‘-的’을 붙여서 쓰기도 합니다. ‘이상·현실’이 없으면 말을 못 할 만한 오늘날 사람이요, ‘이상적·현실적’이 없으면 이야기를 못 나눌 만한 오늘날 사람이지 싶습니다.


  보기글에 나오는 “이상적인 식품”은 “좋은 먹을거리”나 “훌륭한 먹을거리”를 가리킵니다. 그러니까, 처음부터 ‘좋은’이나 ‘훌륭한’ 같은 한국말을 써야 했습니다. ‘더 나은’이나 ‘한결 나은’이나 ‘아주 좋은’을 가리킬 수 있습니다. ‘괜찮은’이나 ‘놀랄 만한’이나 ‘멋진’을 가리킬 수도 있어요.


 이상적 방안

→ 나은 길

→ 더 나은 길

 이상적 사회

→ 좋은 사회

→ 살기 좋은 사회

→ 훌륭한 사회

 이상적 남편

→ 좋은 남편

→ 멋진 남편

→ 알뜰한 남편

 소크라테스를 통해서 철인(哲人)의 이상적 인간상을 볼 수 있다

→ 소크라테스한테서 바람직한 철인 모습을 볼 수 있다

→ 소크라테스한테서 슬기로운 사람을 바람직하게 엿볼 수 있다

→ 소크라테스한테서 슬기로운 사람을 훌륭히 엿볼 수 있다


  예부터 슬기롭게 쓰던 말을 떠올릴 수 있어야, 오늘날에도 말을 슬기롭게 씁니다. 예부터 알맞고 바르게 쓰던 말을 헤아릴 수 있어야, 오늘날에도 말을 알맞고 바르게 씁니다. 먼먼 옛날부터 아름답고 정갈하게 쓰던 말을 돌아볼 수 있어야, 오늘날에도 말을 아름답고 정갈하게 씁니다. 4338.1.15.흙/4347.11.6.나무.ㅎㄲㅅㄱ



* 보기글 새로 쓰기

너희와 비슷한 또래인 젊은 엄마들 사이에는 우유가 영양소를 골고루 갖춘 좋은 먹을거리라는 생각이 뿌리내린 듯하다


‘세대(世代)’는 ‘또래’로 다듬고, “균형(均衡) 있게 포함(包含)한”은 “골고루 갖춘”이나 “알맞게 갖춘”으로 다듬습니다. ‘식품(食品)’은 ‘먹을거리’로 손질하고, “사고(思考)가 정착(定着)되어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뿌리내린 듯하다”나 “생각이 굳어진 듯하다”로 손질합니다.



이상적(理想的) : 생각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가장 완전하다고 여겨지는

   - 이상적 방안 / 이상적 사회 / 이상적 남편

     소크라테스를 통해서 철인(哲人)의 이상적 인간상을 볼 수 있다

이상(理想) : 생각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가장 완전하다고 여겨지는 상태

   - 이상을 향한 열정 / 높은 이상을 품다


..



 '-적' 없애야 말 된다

 (298) 이상적 2


사람에 따라서 편하게 느끼도록 도와주는 호흡법이 있는 것이지 절대적으로 모두에게 이상적인 호흡법은 없습니다

《이케가와 아키라/김경옥 옮김-아기는 뱃속의 일을 기억하고 있다》(샨티,2003) 80쪽


 절대적으로 모두에게 이상적인 호흡법

→ 반드시 모두한테 알맞은 숨쉬기

→ 꼭 모두한테 좋은 숨쉬기

→ 언제나 모두한테 꼭 맞을 만한 숨쉬기

→ 늘 모두한테 좋다고 할 숨쉬기

 …



  사람마다 다 다르기에, 이 사람한테는 이러한 숨쉬기가 알맞고 저 사람한테는 저러한 숨쉬기가 알맞습니다. 글을 쓸 적에도 이 사람은 이렇게 쓰고 싶으며, 저 사람은 저렇게 쓰고 싶어요. 이리하여, 글을 다듬는 자리에서도 모든 글월을 똑같이 다듬을 수 없습니다. 저마다 마음에 드는 글투가 있을 테니, 제 마음에 드는 글투를 헤아려서 알맞게 가다듬을 노릇입니다.


  다만, 틀리거나 어긋난 글투를 애써 붙들려고 한다면 골이 아파요. 틀린 글투는 틀린 줄 느껴서 바로잡기를 바랍니다. 어긋난 글투는 어긋났구나 하고 깨달아 올바른 글투를 새롭게 배울 수 있기를 바랍니다. 4338.9.23.쇠/4347.11.6.나무.ㅎㄲㅅㄱ



* 보기글 새로 쓰기

사람에 따라고 아늑하게 느끼도록 도와주는 숨쉬기가 있지, 꼭 모두한테 알맞을 숨쉬기는 없습니다


‘편(便)하게’는 ‘아늑하게’나 ‘포근하게’로 손보고, ‘호흡법(呼吸法)’은 ‘숨쉬기’로 손보며, ‘절대적(絶對的)으로’는 ‘꼭’이나 ‘반드시’로 손봅니다.


..



 '-적' 없애야 말 된다

 (651) 이상적 3


그는 둥글고 원만하며, 올려다봄으로써 품위가 드러나게 되는 이미지를 이상적인 것으로 삼았던 것 같다

《김명철 사진/정진국 글-아름다운 소풍》(눈빛,2002) 12쪽


 이상적인 것으로 삼았던

→ 좋은 것으로 삼았던

→ 좋게 생각했던

→ 잘 어울리다고 느낀

→ 마음에 들어했던

 …



  사진을 찍는 사람은 저마다 좋아하는 그림이나 틀이나 모습이나 느낌이 있습니다. 스스로 좋아하는 결에 따라 사진을 찍습니다. 스스로 안 좋아하는 결은 사진으로 못 찍습니다.


  좋아하니 마음에 듭니다. 좋아하기에 마음이 움직입니다. 마음에 들 만한 모습이라면 잘 어울린다고 여깁니다. 잘 어울린다고 여기니 괜찮아 보인다고 생각합니다. 4339.9.17.해/4347.11.6.나무.ㅎㄲㅅㄱ



* 보기글 새로 쓰기

그는 둥글고 부드러웠으며, 올려다보면서 품위가 드러나는 모습을 마음에 들어했던 듯싶다


‘둥글고’ 다음에 넣은 ‘원만(圓滿)’은 겹말입니다. 굳이 비슷한 말을 잇달아 적고 싶다면, “둥글고 부드러웠으며”라든지 “둥글고 너그러웠으며”처럼 손봅니다. ‘이미지image)’는 ‘느낌’이나 ‘모습’으로 다듬고, “이상적인 것으로 삼았던 것 같다”는 “마음에 들어했던 듯싶다”나 “좋아했구나 싶다”나 “잘 어울린다고 여겼구나 싶다”로 다듬습니다.


(최종규 . 2014 - 우리 말 살려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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