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 안 써야 우리 말이 깨끗하다

 (2190) -의 : 고향의 냄새


추수가 끝난 빈 논이 보인다 / 칙칙폭폭 치-익- / 압력 밥솥이 돌아왔다 / 구수한 밥 냄새 / 고향의 냄새 / 온 가족이 모인다

《이장근-바다는 왜 바다일까?》(푸른책들,2011) 42쪽


 고향의 냄새

→ 고향 냄새

→ 고향에서 흘러온 냄새

→ 고향에서 가져온 냄새

→ 고향에서 흐르는 냄새

→ 고향 마을 냄새

→ 고향이 보낸 냄새

 …



  어린이한테 들려주는 시에 나온 “고향의 냄새”입니다. 그런데, 이 시를 보면 “구수한 밥 냄새”로 적습니다. “구수한 밥의 냄새”로 적지 않아요.


  밥에서 나는 냄새를 단출하게 적으면 “밥 냄새”입니다. “밥의 냄새”가 아닙니다. 고향에서 흐르는 냄새를 단출하게 나타내면 어떻게 적어야 할까요? “고향 냄새”로 적어야지요.


  이 보기글은 동시입니다. 동시는 으레 글잣수나 가락을 살핍니다. “구수한 밥 냄새”가 앞쪽에 있으니, 뒤쪽에서는 “고소한 고향 냄새”라든지 “그윽한 고향 냄새”처럼 적을 만합니다. “향긋한 고향 냄새”라든지 “따스한 고향 냄새”처럼 적을 수 있어요. ‘-의’를 덜고 “고향 냄새”처럼 수수하게 손질하든, 여러 꾸밈말을 앞뒤에 알맞게 넣으면서 손질하든 할 노릇입니다. 4347.11.5.물.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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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걷이 끝난 빈 논이 보인다 / 칙칙폭폭 치-익- / 압력 밥솥이 돌아왔다 / 구수한 밥 냄새 / 고향 냄새 / 온 식구가 모인다


‘추수(秋收)’는 ‘가을걷이’나 ‘벼베기’로 바로잡고, ‘가족(家族)’은 ‘식구’로 바로잡습니다. ‘추수’와 ‘가족’은 한국말이 아닙니다.


(최종규 . 2014 - 우리 말 살려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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