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化)' 씻어내며 우리 말 살리기
(188) -화化 188 : 저질화
국민의 혈세 120억 원을 쏟아부어 내놓았지만 폐품에 가까워 각계에서 비난이 쏟아져서 전면적으로 다시 만들어야 할 작품인데, 그러기는 고사하고 더욱더 저질화하는 처사를 보니 그 존재 가치가 의심스럽다
《이수열-이수열 선생님의 우리말 바로 쓰기》(현암사,2014) 283쪽
저질화하는 처사를 보니
→ 질이 떨어지는 모습을 보니
→ 덜떨어지는 꼴을 보니
→ 나빠지는 모습을 보니
→ 얄궂게 바뀌는 꼴을 보니
…
‘저질화’라는 낱말은 없습니다. 이런 낱말은 안 써야 올바릅니다. 이런 말투는 일본 말투이기도 합니다. 일본 말투이기에 안 써야 한다는 뜻이 아니라, 한국말이 아니기 때문에 굳이 쓸 일이 없습니다.
한자말 ‘저질’을 넣고 싶으면 “더욱더 저질이 되는 꼴”처럼 적으면 됩니다. “저질이 되다”처럼 적어야 한국 말투이지, ‘저질 + 化’는 한국 말투가 아닙니다.
“낮은 품질”을 가리키는 한자말 ‘저질(低質)’은 “저질 문화”나 “저질 식품”처럼 쓰기도 한답니다. 그런데, 낮은 품질이라면 어떤 모습일까요? 궂거나 나쁘거나 모자라거나 못난 모습이겠지요.
“나쁜 문화”나 “나쁜 식품”으로 손질해야 합니다. “궂은 문화”나 “궂은 식품”으로 손질할 수 있고, “못난 문화”나 “못난 식품”으로 손질할 수 있어요. 때와 곳에 따라 알맞게 손질하면 됩니다. 4347.10.28.불.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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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 같은 나랏돈 120억 원을 쏟아부어 내놓았지만 쓰레기에 가까워 곳곳에서 꾸짖기에 몽땅 뜯어고쳐 다시 만들어야 할 텐데, 이러지도 못하면서 더욱더 나빠지는 모습을 보니 이런 책을 왜 냈는지 궁금하다
“국민(國民)의 혈세(血稅)”는 “피 같은 나랏돈”으로 손보고, ‘폐품(廢品)’은 ‘쓰레기’로 손보며, ‘각계(各界)에서’는 ‘곳곳에서’나 ‘이곳저곳에서’로 손봅니다. “비난(非難)이 쏟아져서”는 “꾸짖기에”나 “나무라니”로 손질하고, ‘전면적(全面的)으로’는 “몽땅 뜯어고쳐”로 손질하며, “그러기는 고사(姑捨)하고”는 “이러지도 못하면서”나 “이러지도 않고”로 손질합니다. ‘처사(處事)’는 ‘모습’이나 ‘꼴’로 고쳐쓰고, “그 존재(存在) 가치(價値)가 의심(疑心)스럽다”는 “이런 책을 왜 냈는지 궁금하다”나 “이런 책은 못 미덥다”로 고쳐씁니다.
저질화 : x
저질(低質) : 낮은 품질
- 저질 문화 / 저질 식품
(최종규 . 2014 - 우리 말 살려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