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 안 써야 우리 말이 깨끗하다
(2184) 앞의 1
앞의 보기에서 말한 것처럼 ‘와의’가 일본말 ‘∼との’의 직역임을 생각할 때, 대통령이 발표하는 선포문이라고 하기에는 무척 수치스럽다
《이수열-이수열 선생님의 우리말 바로 쓰기》(현암사,2014) 184쪽
앞의 보기에서 말한 것처럼
→ 앞서 말했듯이
→ 앞서 든 말처럼
→ 앞서 한 말처럼
→ 다른 보기에서 말했듯이
→ 앞에서 말했듯이
…
‘와 + 의’는 일본 말투라고 합니다. 그러면 ‘앞 + 의’는 어느 나라 말투일까요. ‘앞의’는 한국 말투일까요, 아니면 일본 말투일까요.
한국사람은 “앞의 보기에서 말한 것처럼”처럼 말하지 않습니다. “앞서 말했듯이”나 “앞에서 말했듯이”처럼 말합니다. 또는 “다른 보기에서 말했듯이”나 “다른 자리에서 말했듯이”처럼 쓸 수 있어요.
일본 말투를 나무라는 글을 쓰는데, 다른 일본 말투가 드러난다면 얄궂습니다. 글투를 조금 더 살피고 한 번 더 가다듬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 4347.10.28.불.ㅎㄲㅅㄱ
* 보기글 새로 쓰기
앞서 말했듯이 ‘와의’는 일본말 ‘∼との’를 옮겼으니, 대통령이 내놓는 글이라고 하기에는 무척 부끄럽다
“말한 것처럼”은 “말했듯이”로 손보고, “-의 직역(直譯)임을 생각할 때”는 “-를 옮겼으니”로 손봅니다. “대통령이 발표(發表)하는 선포문(宣布文)”은 “대통령이 내놓는 글”이나 “대통령이 알리는 글”로 손질합니다. ‘발표’는 “어떤 사실이나 결과, 작품 따위를 세상에 널리 드러내어 알림”을 뜻하고, “선포문”은 “세상에 널리 알리는 글”을 뜻합니다. 낱말뜻을 살피면, ‘발표하는 선포문’은 겹말입니다. “알리는 글”로 바로잡아야 합니다. 이 자리에서는 “알리는 글”보다는 “내놓는 글”로 손질할 때에 한결 알맞으리라 봅니다. ‘수치(羞恥)스럽다’는 ‘부끄럽다’나 ‘창피하다’나 ‘남우세스럽다’나 ‘남사스럽다’로 다듬습니다.
(최종규 . 2014 - 우리 말 살려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