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 어디에서나 책읽기



  언제 어디에서나 책을 읽는다. 아이들 눈망울을 바라볼 적에도 책을 읽는다. 개미가 볼볼 기어가는 모습을 보면서도 책을 읽는다. 아이 눈망울을 바라보면서 삶을 읽고 사람을 읽으며 사랑을 읽는다. 개미가 볼볼 기어가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지구별을 읽고 숲을 읽으며 이웃을 읽는다.


  지구 환경을 다루는 책을 넘겨야 ‘책을 읽지’ 않는다. 스스로 하늘을 올려다보면서 지구를 읽고, 스스로 흙과 풀과 나무를 바라보거나 마주하거나 보살피면서 숲을 읽는다. 자기계발책을 읽어야 책읽기가 될까? 내 삶을 손수 가꾸거나 일구면서 하루하루 아름답게 누릴 적에는 책읽기가 안 될까?


  요리책을 읽어야 밥을 잘 짓지 않는다. 어떤 밥을 지으면 함께 맛나게 먹을 수 있을까 하고 생각하면서 온 사랑을 그득 담아 밥을 지을 때에 ‘밥을 잘 짓’고 ‘밥책을 읽는’ 셈이다. ‘역사 인문책’에도 역사가 있을 테지만, 우리 할머니 할아버지 손과 이마에도 역사가 있다. 내 발과 몸뚱이에도 역사가 있다.


  온 하루에 걸쳐 책이 흐른다. 언제나 책이 감돈다. 너와 내가 일구는 삶에서 함께 어깨동무하는 사랑스러운 책이 태어난다. 4347.10.26.해.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삶과 책읽기)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