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 안 써야 우리 말이 깨끗하다

 (2180) 성미의 1


일을 눈앞에 두고 편히 쉬지 못하는 성미의 목수지만 이런 계절엔 달리 방도가 없었다

《김소연-수작사계, 자급자족의 즐거움》(모요사 펴냄,2014) 108쪽


  편히 쉬지 못하는 성미의 목수

→ 느긋이 쉬지 못하는 목수

→ 가만히 쉬지 못하는 목수

 …



  이 보기글에서는 “쉬지 못하는 성미‘인’ 목수”처럼 적으면 됩니다. 한자말 ‘성미’를 쓰고 싶다면, 토씨를 ‘-인’으로 붙여야 알맞습니다.


  그런데, 한국말에서는 ‘성미’를 굳이 안 넣으면서 이야기를 풉니다. “쉬지 못하는 성미인 목수”라 하지 않고 “쉬지 못하는 목수”라 적으면, 목수가 ‘어떤 성미’인지 고스란히 드러나요.


  “너는 참 서두르는구나”나 “너는 참 까다롭구나”처럼 말을 하거나 글을 쓰면 됩니다. “너는 참 서두르는 성미로구나”나 “너는 참 까다로운 성미로구나”처럼 말하지 않아도 돼요. 아니, 예부터 한국사람은 이렇게 말을 하며 살았습니다.


  “네 성미가 참 고약하구나”처럼 말을 할 수 있지만, 예부터 한국사람은 “너 참 고약하구나”라든지 “참 고약하구나”처럼 말을 하며 살았어요. ‘성미’와 비슷한 다른 한자말 ‘성격·성향’도 굳이 안 넣으면서 말을 하는 한국사람입니다. 4347.10.25.흙.ㅎㄲㅅㄱ



* 보기글 새로 쓰기

일을 눈앞에 두고 느긋이 쉬지 못하는 목수지만 이런 철엔 달리 어찌할 길이 없었다


‘편(便)히’는 ‘느긋이’나 ‘가만히’로 손보고, ‘계절(季節)’은 ‘철’로 손보며, “방도(方道)가 없었다”는 “길이 없었다”나 “어찌할 길이 없었다”나 손봅니다.



성미(性味) : 성질, 마음씨, 비위, 버릇 따위를 통틀어 이르는 말

   - 까다로운 성미 / 조급한 성미 / 성미가 고약하다


(최종규 . 2014 - 우리 말 살려쓰기)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