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밤의 도서관 국민서관 그림동화 161
가즈노 고하라 글.그림, 이수란 옮김 / 국민서관 / 2014년 8월
평점 :
절판





다 함께 즐기는 그림책 448



도서관은 서로 즐겁게 노는 곳

― 한밤의 도서관

 가즈노 고하라 글·그림

 이수란 옮김

 국민서관 펴냄, 2014.8.26.



  도서관은 공부하는 곳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도서관은 즐겁게 노는 곳이라고 생각합니다. 누군가는 책을 읽으면서 즐겁게 놀고, 누군가는 책으로 가득한 곳에서 도란도란 이야기꽃을 피우면서 즐겁게 노는 곳이 도서관이라고 생각합니다. 한편, 누군가는 도서관 건물 둘레에서 마음껏 뛰놀 수 있어요.


  도서관은 책만 있는 곳이 아니라, 도서관으로 세운 곳으로 들어서는 길이 숲으로 우거지는 데여야지 싶습니다. 모든 책은 숲에서 온 줄 깨닫고, 도서관은 책만 있는 데가 아닌, 책이 태어나도록 이끈 나무와 풀이 함께 어우러진 곳으로 가꾸어야지 싶어요.



.. 도서관에는 꼬마 사서와 세 마리의 올빼미들이 함께 일하고 있었지요 ..  (4쪽)




  한국 사회에서 도서관은 ‘시험공부를 하는 곳’이거나 ‘책을 읽는 곳’이거나 ‘자료를 찾는 곳’에서 그칩니다. ‘즐겁게 노는 곳’이 되는 도서관은 아예 없거나 거의 없습니다. 뛰거나 달릴 수 있는 도서관이 없어요.


  아이들은 왜 뛰거나 달리고 싶을까요? 아이들은 뛰거나 달리면서 놀기 때문입니다. 아이들은 하루 내내 뛰거나 달리면서 놀아도 새롭게 힘이 솟기 때문입니다.


  이 아이들을 다그쳐서 입을 다물거나 얌전히 있으라 할 수 없어요. 아이들은 신나게 뛰놀고 나서 땀을 식힐 적에 비로소 책을 읽을 수 있습니다. 아이들은 개구지게 뛰놀고 나서 다리를 쉴 적에 비로소 책을 손에 쥘 만합니다.



.. “읽고 있는 책이 너무 슬퍼요. 그래서 더 이상 읽을 수가 없어요.” 늑대 소녀가 울먹거리며 말했어요. “울지 마세요.” 꼬마 사서는 늑대 소녀와 함께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방으로 갔어요 ..  (15쪽)





  가즈노 고하라 님이 빚은 그림책 《한밤의 도서관》(국민서관,2014)을 읽습니다. 이 그림책은 어린이가 혼자서 꾸리는 ‘한밤 도서관’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밤 열 시부터 이튿날 새벽 다섯 시까지 문을 여는 도서관이라고 해요.


  아이는 밤 열 시부터 새벽 다섯 시까지 잠을 안 자면서 도서관지기를 할 수 있을까요? 아침부터 저녁까지 신나게 뛰놀 아이가 밤에 잠을 안 자면서 도서관을 열 수 있을까요?


  그러나, 그림책에 나오는 어린이는 아주 맑은 얼굴과 몸짓으로 도서관을 꾸립니다. 책을 가지런히 놓고, 도서관 손님을 받습니다. ‘한밤 도서관’으로 찾아오는 손님은 모두 숲동무입니다. 숲에서 지내는 수많은 이웃들이 도서관으로 찾아옵니다.


  ‘한밤 도서관’에서는 모두 이웃이요 동무이자 손님입니다. 여우도 거북도 똑같은 이웃이요 동무입니다. 다람쥐와 올빼미도 서로 이웃이고 동무이면서 손님이에요.


  아이는 꿈나라에서 ‘도서관지기’가 되었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아이는 참말 스스로 도서관을 꾸려서 밤에 살그마니 문을 열 수 있습니다. 아이가 한밤 도서관을 꾸리는 줄 아이 어머니나 아버지는 모를 수 있어요. 마을사람도 이웃집도 모를 수 있습니다.


  아이는 숲동무와 도란도란 이야기를 주고받습니다. 아이가 들려주는 말을 숲동무가 알아듣습니다. 숲동무가 들려주는 말을 아이가 알아듣습니다. 아이는 밤새 숲동무한테 책을 빌려 주다가, 도서관 문을 닫을 새벽 다섯 시 즈음에는 도서관지기 노릇을 함께 맡은 올빼미를 옆에 앉히고는 그림책을 읽어 줍니다. 올빼미 세 마리는 도서관지기 어린이가 읽는 그림책을 가만히 들으면서 콜콜 잠듭니다.




.. 바로 올빼미들이 잠들기 전에 꼬마 사서가 읽어 주는 재미난 동화책이지요 ..  (25쪽)



  도서관은 즐겁게 노는 곳입니다. 도서관은 서로 즐겁게 놀면서 꿈을 키우는 곳입니다. 마음으로 놀고, 사랑으로 놉니다. 빙그레 웃으면서 놀고, 함께 노래를 부르면서 놉니다.


  도서관에서는 입을 다물어야 할까요? 아니에요. 도서관에서는 마음을 열면서 책을 만나면 됩니다. 도서관에서는 다소곳하게 걸어다녀야 할까요? 아니에요. 도서관에서는 씩씩하게 걷고 어깨를 활짝 펴고는 우리 마음밭에 심을 씨앗이 될 어여쁜 이야기를 찾아서 읽으면 됩니다. 4347.10.23.나무.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시골 아버지 그림책 읽기)





댓글(0)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