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 송산초등학교 어머님



  오늘(2014.10.13.) 아침 열한 시에 ‘순천 송산초등학교 어머님’ 여덟 분이 우리 도서관에 찾아오셨다. 두 시간 남짓 도서관에서 이야기를 나누었고, 면소재지 밥집으로 옮겨 조금 더 이야기를 주고받았다. ‘송산초등학교’ 이름은 낯설지 않았는데, 어머님들과 이야기를 나누기 앞서 ‘학교 발자취’를 따로 찾아보지 않았다. 초등학교에 다니는 아이를 둔 어머님하고 나눌 이야기만 생각했다. 오늘날 학교는 아이들한테 입시교육만 시키는데, 이런 입시교육에서 어버이 스스로 벗어나서 아이한테 ‘밥·옷·집을 스스로 가꾸거나 짓는 즐거운 삶’을 몸으로 보여주고 알려줄 때에 제대로 ‘배우고 가르칠’ 수 있다는 이야기를 ‘한국말이 걸어온 길’과 엮어서 나누었다.


  한참 이야기를 나누고 집으로 돌아왔는데, 문득 돌아보니 오늘 나눈 이야기는 ‘국립국어원’이나 ‘한글학회’나 ‘우리 말글 모임’에서는 도무지 나누지 못한 이야기였다. 학자나 지식인이나 전문가나 연구자나 운동가는 ‘학교에서 책으로 배운 지식’에 얽매인 탓에 스스로 생각을 열지 못한다. 몇 가지 낱말을 옛책에서 자료를 뒤져 ‘말뿌리(어원)’ 캐기는 하지만, 정작 우리가 늘 쓰는 가장 쉽고 너른 낱말은 어떤 낱말조차 말뿌리를 알지 못한다. ‘하늘’ 말뿌리가 무엇인지, ‘사람’ 말뿌리가 무엇인지, ‘쑥’이나 ‘마늘’ 말뿌리가 무엇인지 알거나 밝힐 수 있는 지식인이나 학자는 아무도 없다.


  송산초등학교 어머님들이 모두 돌아가신 뒤, 문득 떠올라서 송산초등학교라는 곳을 길그림으로 살피고 학교 누리집에도 들어가 본다. 이러면서, 이곳 송산초등학교가 한때 분교로 바뀌었고 전교생이 열한 아이까지 줄었으나, 이제 학생이 백스물로 늘었으며, 분교에서 본교로 다시 바뀐 ‘거의 처음’이라 할 놀라운 곳인 줄 알아낸다. 아니, 우리 집을 고흥으로 옮길 무렵 이 이야기를 들은 적 있는데, 고흥으로 옮길 무렵 이런 이야기를 들으면서 참 이쁜 곳이 가까이 있구나 하고 느낀 그곳 어머님들을 오늘 만난 셈이니, 여러모로 즐거웠고 놀라웠다. 4347.10.13.달.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사람과 책읽기)


기사 1 http://news.donga.com/3/all/20101028/32173318/1


기사 2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2&oid=001&aid=0004945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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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10-13 21:33   URL
비밀 댓글입니다.

숲노래 2014-10-13 21:35   좋아요 0 | URL
아무래도 만화책은
찬찬히 고르거나 살피시기 힘들리라 생각해서
제가 즐겁게 읽은 작품 가운데
`예나 이제나` 아름다운 작품을 선보이는 분이 빚은
단편만화를 골라 보았어요.

이분은 <아기와 나>로 한국에 이름을 알렸고,
요즈음은 <순백의 소리>라는 대단한 작품을 연재한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