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어사전 한 질’ 더 장만하기



  크고 무거운 국어사전은 서재도서관에 두다 보니, 집에서 일을 할 적에 여러모로 번거롭다. 크고 무거운 국어사전을 들추려면 서재도서관에 다녀와야 하기 때문이다. 두 질씩 갖춘 크고 무거운 국어사전 가운데 한 질씩 집으로 옮겨야겠다고 생각하는데, 아직 한 질만 있는 크고 무거운 국어사전은 새로 한 질씩 장만하기로 한다.


  아마 요즈음은 ‘종이책 국어사전’을 거의 안 읽으려 할 테지. 국문학과 교수나 학생도 종이책으로 된 국어사전은 그리 안 읽을 듯하다. 시를 쓰거나 소설을 쓰는 이들도 인터넷이나 스마트폰을 쓰리라 본다. 그런데, 요즈음 떠도는 국어사전과 1950년대 국어사전은, 올림말과 말풀이와 보기글이 다르다. 1940년대 국어사전이라든지 1960년대 국어사전도 올림말·말풀이·보기글이 다르다.


  모름지기 문학을 하려 한다면, 그러니까 ‘어느 시대를 보여주는 문학’을 하려 한다면, 요즈음 나온 국어사전이 아닌 ‘예전 어느 시대’에 흐르던 말을 담은 국어사전을 읽으면서 새롭게 말을 익혀야 한다. 말이 걸어온 흐름을 하나하나 살필 수 있다면, 국어사전이라는 종이책이 없던 때, 이를테면 1800년대나 1500년대나 300년대 무렵에 사람들이 어떤 말을 썼는지 가만히 그릴 수 있다.


  묵은 1950년대 국어사전을 한 질 주문한다. 1950년대 국어사전을 아직 건사하는 헌책방이 있어 무척 고맙다. 예순 해를 묵은 국어사전을 건사해 주는 헌책방은 이 책을 언젠가 값있게 쓸 사람이 있다고 믿었겠지. 4347.9.26.쇠.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삶과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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