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 안 써야 우리 말이 깨끗하다

 (2162) -로의 1 : 동네 카페로의 외출


주말에 점심식사를 마치고 우리는 모두 동네 카페로의 외출을 준비했답니다

《김은영-캠프힐에서 온 편지》(知와 사랑,2008) 204쪽


 동네 카페로의 외출을 준비했답니다

→ 동네 카페로 외출을 준비했답니다

→ 동네 카페로 외출하기로 했답니다

→ 동네 찻집으로 마실하기로 했답니다

→ 동네 찻칩에 가기로 했답니다

 …



  한국말에서는 ‘-로 + -의’과 같이 쓰지 않습니다. 한국 말투가 아닌 일본 말투입니다. 그런데 이런 말투가 사그라들지 않고 자꾸 퍼집니다. “음악회로의 초대”라든지 “자본부의로의 변화”라든지 “미래로의 발전”처럼 쓰기도 해요. 이런 글월에서는 ‘-의’만 덜어도 되곤 하는데, “음악회 초대”라든지 “자본주의로 탈바꿈”이라든지 “미래로 발돋움”처럼 손질할 수 있습니다.


  가만히 보면, ‘-로의 + (이름씨 꼴)’과 같은 말투가 됩니다. 보기글에서도 이렇습니다. “동네 카페로의 외출을”처럼 적지 말고, “동네 카페로 외출하기로”처럼 적어야 올발라요.


  보기글에는 한자말 ‘준비’가 글 끝에 나와요. ‘-로의’와 함께 이 낱말도 헤아려야지 싶습니다. ‘준비’는 한국말이 아닌 일본말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일본사람은 “준비, 땅!”처럼 씁니다. 일본에서는 총소리를 ‘땅’으로 적어요. 한국에서는 총소리를 ‘탕’으로 적습니다. 운동회나 운동경기에서 쓰는 “준비, 땅!”은 일본말을 껍데기만 한글로 옮겨적은 말투입니다. 무엇을 미치 챙긴다고 할 적에 쓰는 ‘준비’는 군더더기이곤 합니다. “준비 다 되었니?”처럼 흔히 쓰지만, 예부터 한국사람이 쓰던 말투는 “다 되었니?”입니다. ‘준비’라는 낱말을 아예 안 썼습니다. “외출을 준비했답니다”는 “외출하기로 했답니다”나 “가기로 했답니다”로 손볼 만합니다. 4347.9.11.나무.ㅎㄲㅅㄱ



* 보기글 새로 쓰기

주말 낮에 밥을 다 먹고 우리는 모두 동네 찻집에 가기로 했답니다


“주말에 점심식사(點心食事)를 마치고”는 “주말에 점심을 먹고”나 “주말 낮에 밥을 다 먹고”로 다듬습니다. ‘카페(cafe)’는 그대로 둘 수 있으나 ‘찻집’으로 손보아도 됩니다. “외출(外出)을 준비(準備)했답니다”는 “나가기로 했답니다”나 “가기로 했답니다”나 “마실하기로 했답니다”로 손질합니다.


(최종규 . 2014 - 우리 말 살려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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