겹말 손질 347 : 저녁 석양
수업만 마치면 저녁 석양이 질 때까지, 운동장을 뛰어다니며 연습했다
《김수박-빨간 풍선》(수다,2012) 73쪽
저녁 석양이 질 때까지
→ 저녁노을이 질 때까지
→ 저녁이 될 때까지
→ 저녁빛이 저물 때까지
→ 저녁해가 질 때까지
…
한자말 ‘석양(夕陽)’은 “저녁때의 햇빛. 또는 저녁때의 저무는 해”를 뜻한다고 합니다. 그러니, “저녁 석양”이라고 적으면 겹말입니다. “저녁 저녁빛”이나 “저녁 저녁해”가 될 테니까요.
사람들이 ‘저녁빛’이나 ‘저녁해’라는 낱말을 널리 쓴다면 이 같은 겹말이 나타날 일이 없습니다. 그러나, 한국말사전에는 한국말 ‘저녁빛’이나 ‘저녁해’가 안 실립니다. 한자말 ‘석양’만 나오지요. 그래도 ‘저녁노을’이라는 낱말은 한국말사전에 있어요.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저녁뿐 아니라 아침을 헤아릴 적에도 ‘아침빛·아침해’ 같은 낱말을 쓸 수 있어야 합니다. ‘낮빛·낮해’ 같은 낱말을 쓸 수도 있어야 합니다. 햇빛은 아침과 낮과 저녁에 따라 다르니, 이렇게 다르게 적어야 때와 결에 맞게 한국말을 알맞게 살찌울 수 있고, 우리 느낌도 제대로 살릴 만합니다. 4347.8.31.해.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우리 말 살려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