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 없애야 말 된다
(409) 자구적字句的
단 have a good time의 자구적 의미를 살리려면 구체적 상황을 부가적으로 표시해야 한다
《최용식-한국영어를 고발한다》(넥서스,2005) 50쪽
자구적 의미를 살리려면
→ 말뜻을 살리려면
→ 말느낌을 살리려면
→ 말빛을 살리려면
→ 말마디를 살리려면
…
이 짧은 글월에 ‘-的’붙이 한자말이 셋이나 있습니다. ‘자구적’을 살피려고 옮겨 적는데, 글월을 끝까지 적다가 놀랍니다. 한국사람이 엉터리로 쓰는 영어를 까밝힌다고 하는 책에서 얻은 보기글인데, 한국사람이 엉터리로 쓰는 ‘-的’붙이 한자말부터 제대로 바로잡을 노릇이 아닐까 하고 느낍니다.
한자말 ‘자구(字句)’를 쓰는 사람은 드뭅니다. 아예 안 쓰지는 않으나 이런 한자말을 쓰는 일은 매우 드뭅니다. 흔히 쓰는 말은 ‘글자(-字)’입니다. 그러나 ‘글자’라고도 할 까닭은 없습니다. ‘글’이라고만 하면 되고, ‘글씨’라 할 수 있습니다.
“문자(文字)와 어구(語句)를 아우르는” 낱말이 ‘자구’라 하는데, ‘문자’는 “인간의 의사소통을 위한 시각적인 기호 체계”라 합니다. ‘어구’는 “말의 마디나 구절”이라 합니다. 그렇군요. 그러니, 한마디로 간추리자면 ‘문자 = 글’이요, ‘어구 = 마디’로군요. 문자와 어구를 아우르는 낱말이라면 ‘글마디’라 적으면 되는군요.
이 보기글에서는 ‘말뜻·말느낌·말빛·말마디’로 손질할 수 있는 한편, ‘글뜻·글느낌·글빛·글마디’로 손질할 수 있습니다. 한국말로 어떻게 쓸 때에 환하게 뜻이 드러나는가를 헤아리면 됩니다. 4339.1.12.나무/4347.8.25.달.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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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have a good time을 말뜻을 살리려면 어떤 흐름인지 더 드러내야 한다
‘단(但)’은 ‘다만’으로 손질하며, ‘의미(意味)’는 ‘뜻’으로 손질합니다. “구체적(具體的) 상황(狀況)을”은 “어떤 흐름인지”로 손보고, “부가적(附加的)으로 표시(表示)해야”는 “더 나타내야”나 “더 드러내야”나 “덧붙여 밝혀야”로 손봅니다.
자구적 : x
자구(字句) : 문자와 어구를 아울러 이르는 말
- 자구 해석 / 자구를 수정하다 / 개혁 조항의 자구를 꼬치꼬치 따졌다
..
'-적' 없애야 말 된다
(1689) 자구적自救的
베아트릭스처럼 자구적인 노력을 통해 그런 흐름을 막겠다고 팔을 걷어부친 많은 사람들의 의지가 큰 힘이 됐다
《수전 데니어/강수정 옮김-베아트릭스 포터의 집》(갈라파고스,2010) 179쪽
자구적인 노력을 통해
→ 스스로 애써서
→ 스스로 힘써서
→ 스스로
…
“스스로 구원함”을 뜻한다는 한자말 ‘자구(自救)’입니다. 이 한자말에 ‘-的’을 붙인 ‘자구적’은 한국말사전에 없습니다. 한국말이 아니라는 뜻입니다.
한자말 ‘구원(救援)’은 “구하여 줌”이나 “건져 내는 일”을 가리킨다고 합니다. ‘구(救)하다’는 “돕다”나 “벗어나게 한다”를 가리킨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스스로 구원함’은 한국말로 제대로 풀면 “스스로 건지다”나 “스스로 돕다”나 “스스로 벗어나게 한다”를 가리킵니다.
“자구 수단을 강구하다”는 “스스로 길을 찾다”라든지 “할 일을 스스로 생각하다”로 손질합니다. “자구 노력이 결실을 맺어 부도 직전의 기업이 정상화되었다”는 “스스로 애쓴 끝에 넘어질 뻔한 기업이 제자리를 찾았다”로 손질합니다.
스스로 애써서 모든 어려움을 풀어 헤칩니다. 스스로 힘써서 말과 글을 갈고닦습니다. 스스로 마음을 기울여 삶을 가꾸고 사랑을 나눕니다. 4347.8.25.달.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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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아트릭스처럼 스스로 애써서 그런 흐름을 막겠다고 팔을 걷어부친 많은 사람들 마음이 큰 힘이 됐다
“노력(努力)을 통(通)해”는 “애써서”나 “힘써서”로 다듬고, “사람들의 의지(意志)”는 “사람들 마음”이나 “사람들 뜻”으로 다듬습니다.
자구적 : x
자구(自救) : 스스로 구원함
- 자구 수단을 강구하다 / 자구 노력이 결실을 맺어 부도 직전의 기업이 정상화되었다
(최종규 . 2014 - 우리 말 살려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