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시나 동화를 쓰는 어른들은 왜 아이들한테 ‘아버지·어머니’라는 한국말을 슬기롭게 안 가르칠까 궁금하다. 가만히 보면, 아이들한테 아무 말이나 읊지 않으면서 어른 스스로 말삶을 새롭게 가꾼다. 아이들한테 아무 밥이나 먹지 않으면서 어른 스스로 밥삶을 새롭게 돌본다. 아이들한테 아무 옷이나 입히지 않으면서 어른 스스로 옷삶을 새롭게 추스른다. 아이들과 아무 마을에서나 살지 않으면서 어른 스스로 집삶을 새롭게 일군다. 아이들하고 읽을 동시와 동화란 무엇일까. 《아빠를 딱 하루만》은 아버지를 일찍 여읜 아이 눈높이에서 아픔과 슬픔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그런데, 일찍 죽거나 늦게 죽거나, 몸은 여기에 없어도 마음은 언제나 함께 있다. 할머니와 할아버지도 아버지와 어머니하고 똑같다. 지구별 수많은 이웃과 동무도 어머니하고 아버지하고 똑같다. 조금 더 마음을 기울여서 썼다면, 놀라우면서 여러모로 아름다운 동시가 되었으리라 느끼지만, 아주 큰 대목을 건드리거나 짚거나 살피지 못한다. 가볍게 살펴도 나쁘지는 않지만, 가볍게 살피면 늘 모두 똑같다. 4347.8.17.해.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한 줄 책읽기)
| 아빠를 딱 하루만
김미혜 지음 / 창비 / 200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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