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력발전소 취재 손님 (사진책도서관 2014.8.14.)

 ― 전라남도 고흥군 도화면 동백마을, ‘사진책도서관 함께살기’



  서울에서 동화를 쓰는 분이 손님으로 도서관에 찾아온다. 고흥군 도양읍 장수마을에서 나고 자라서 녹동고등학교까지 다닌 뒤 서울로 가셨다는데, 서울에서 특수학교 교사로 일하면서 틈틈이 동화를 쓰신다고 한다. 지난 2013년에 문화일보 신춘문예로 동화로 뽑히셨다고 한다. 이즈음에 ‘시골살이’ 이야기와 ‘지자체에서 시골에 화력발전소 지으려고 하던 일’을 묶어서 동화로 쓰신다고 한다. 고흥에서 그때 일을 몸소 치른 사람들을 만나서 이야기를 들으려고 하신단다.


  고흥군수와 군청 공무원이 화력발전소를 끌어들여서 포스코 돈을 타려고 하던 지난날을 돌이키면서, 그무렵에 쓰던 작은 알림천과 알림종이를 보여주고는, 포스코나 군청에서 몰래 만들어서 면사무소와 읍내 버스역에 수천 장씩 뿌린 ‘화력발전소 유치 추진위원회 선전물’을 하나 드린다. 포스코나 군청에서는 그때 주민들 눈과 귀를 속이려는 짓을 많이 했다. 우주기지에 핵발전소에 화력발전소에 …… 눈먼 막개발로 눈먼 돈을 얻어들이려 했다.


  고흥에서 화력발전소 계획을 쫓아낼 수 있던 힘 가운데 하나는, 그즈음 경상도 밀양에서 아주 크게 불거진 ‘송전탑’이기도 하다. 처음에 화력발전소 이야기가 나왔을 적에는 나로도 작은 마을 한쪽 이야기로만 여기다가, 밀양 송전탑 이야기가 온 나라에 퍼지자, ‘고흥반도 맨 오른쪽 끝에 있는 작은 마을부터 고흥반도 바깥으로 전기를 빼려면 송전탑을 곳곳에 박아야 할 텐데 어디에 박느냐’ 하고 그림을 그리니, 그때부터 주민들이 꽤 술렁거렸다.


  고흥에서 도서관을 꾸리면서 곰곰이 지켜보면, 고흥 바깥에서 고흥을 바라볼 적에 너나없이 ‘아름답고 깨끗한 바다와 들과 숲’을 말하지만, 고흥 안쪽에서는 온갖 쓰레기와 농약과 비닐과 비료로 더럽힌다. 군수도 군청도 고흥이 얼마나 깨끗하며 아름다운가를 제대로 바라보지 못한다. 공무원뿐 아니라 여느 교사조차 고흥을 깨끗하며 아름답게 보살피는 길을 헤아리지 못하기 일쑤이다. 고흥에서 지내는 여느 사람들도 이 시골마을이 아름다우면서 깨끗하게 돌보면서 누리는 길을 살피지 못하곤 한다.


  물이 맑게 흐르지 못하면 우리는 어떻게 살까. 바람이 맑게 불지 않으면 우리는 어떻게 살까. 풀과 나무가 푸르게 우거지지 못하면 우리는 어떻게 살까. 아주 뻔한 노릇이지만, 이렇게 뻔한 대목을 살피거나 들여다볼 줄 아는 사람은 어디에 얼마나 있을까.


  송전탑이나 발전소나 해군기지는 아주 자그마한 조각이다. 아주 자그마한 조각도 아름답게 돌볼 수 있어야 할 터이며, 삶을 이루는 오롯한 몸통이 무엇인가를 읽으면서 돌볼 수 있어야 한다고 느낀다. 인문책도 동화책도 모두 좋다. 그러나, 무엇보다 삶을 읽어야지. 삶을 읽어야 인문책도 동화책도 마음으로 받아들일 수 있겠지.


  지난주까지 용을 쓰면서 책꽂이 자리를 거의 다 바꾸었는데, 새로 바꾼 책꽂이에도 곰팡이는 똑같이 올라온다. 쇠걸상을 받치고 바닥하고 꽤 높이 띄웠는데에도 곰팡이는 똑같이 올라오네. 어쩌나. 참말 어쩌나. 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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