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량한 말 바로잡기

 (610) 형용


그리고는 지금의 내가 무척 건강하고 형용할 수 없는 즐거움으로 가득 차 있다는 것을 깨달을 수가 있었다

《아스트리드 린드그랜/이정애 옮김-레이온 야이따 형제》(건아사,1987) 23쪽


 형용할 수 없는 즐거움으로

→ 이루 말할 수 없는 즐거움으로

→ 더할 수 없는 즐거움으로

→ 뭐라 할 수 없는 즐거움으로

→ 아주 대단한 즐거움으로

→ 말로 나타낼 수 없는 즐거움으로

→ 넘치는 즐거움으로

 …



  “생긴 모습”을 한자로 적을 때에 ‘形容’이 됩니다. 그래서 “비행기 형용”은 “비행기 모습”으로 다듬을 수 있어요. “눈을 감아도 그 모친의 형용이요”는 “눈을 감아도 그 어머니 모습이요”나 “눈을 감아도 그 어머니 얼굴이요”로 다듬을 수 있습니다. “소리만 들리고 형용은 보이지 아니할”이라면 ’소리만 들리고 모습은 보이지 아니할“로 다듬으면 되겠지요.


 물건을 집는 형용을 하다

→ 물건을 집는 모습을 하다

→ 물건을 집는 시늉을 하다

 꽃봉오리가 형용 못할 만큼 탐스럽게 피었다

→ 꽃봉오리가 말도 못할 만큼 소담스레 피었다

→ 꽃봉오리가 더할 나위 없이 소담스레 피었다


  말을 살필 적에 ‘형용사(形容詞)’가 있습니다. 이 낱말을 한자말인데, 한국말로 옮기면 ‘그림씨’입니다. 왜 형용사가 그림씨인가 하면, ‘모습을 나타내는 품사’가 형용사이기 때문입니다. ‘모습을 나타내기’란 바로 ‘그리기’이거든요. ‘그린다’는 뜻을 담아서 ‘그림씨’예요.


  두 눈으로 보는 모습을 그립니다. 마음으로 담는 모습을 그립니다. 사랑을 그리고, 꿈을 그립니다. 이야기를 그리고, 노래를 그려요. 그리는 마음이란, 새롭게 빚어서 함께 나누려는 아름다운 빛이로구나 싶습니다. 4336.1.5.해/4347.8.12.불.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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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고는 이제 내가 무척 튼튼하고 더할 수 없는 즐거움으로 가득 찼다고 깨달을 수가 있었다


‘그리고는’은 ‘그러고는’으로 바로잡습니다. “지금(只今)의 내가”는 “이제 내가”로 다듬고, ‘건강(健康)하고’는 ‘튼튼하고’로 다듬습니다. “가득 차 있다는 것을 깨달을”은 “가득 찬 줄 깨달을”이나 “가득 찼다고 깨달을”로 손봅니다.



 형용(形容)

  (1) 사물이 생긴 모습

   - 비행기 형용을 본뜨기도 하고

  (2) 사람이 생긴 모습

   - 눈을 감아도 그 모친의 형용이요 / 소리만 들리고 형용은 보이지 아니할 때

  (3) 말이나 글, 몸짓 들로 사물이나 사람 모습을 나타냄

   - 물건을 집는 형용을 하다 / 꽃봉오리가 형용 못할 만큼 탐스럽게 피었다


(최종규 . 2014 - 우리 말 살려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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