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말도 익혀야지

 (318) 차이 1 : 큰 차이를 나타내다


또 다른 조사보고에 의하면 보사부 소속 중앙대책위 집계와 큰 차이를 나타내고 있다

《송건호-현실과 이상》(정우사,1979) 259쪽


 집계와 큰 차이를 나타내고 있다

→ 집계와 크게 다르다

→ 집계와 크게 벌어진다

 …



  한국말사전에서 ‘다르다’ 풀이를 찾아보면 “같지 않다”고 적어 놓습니다. ‘차이’라는 한자말 뜻풀이를 찾아보면 “같지 아니하고 다름”이라고 적어 놓습니다. 그러니까 “같지 아니하고 같지 않음”으로 말풀이를 적은 셈입니다. 뜻이 같은 말을 이렇게 겹으로 적어야 할 만큼, 한자말 ‘차이’는 한국말 ‘다르다’하고는 다른 낱말일까 궁금합니다.


 성격 차이 때문에

→ 성격이 다르기 때문에

→ 성격이 달라서

 능력에 차이가 있다

→ 재주가 다르다

→ 솜씨가 벌어지다

 세대의 차이를 극복하지 못하다

→ 벌어진 나이대를 넘어서지 못하다

→ 다른 나이대를 딛고 서지 못하다

 차이가 나다

→ 다르다

→ 벌어지다

 견해 차이가 크다

→ 생각이 크게 다르다

→ 생각이 크게 벌어지다

 큰 차이가 없었다

→ 크게 다르지 않았다

→ 크게 벌어지지 않았다

 서로의 문화적 차이를 극복하고

→ 서로 다른 문화를 이겨내고


  ‘차이’라는 낱말이 한자말이든 아니든 써야 한다면 얼마든지 써야 합니다. 알맞다싶은 자리를 찾아서 넣어 주면 됩니다. 그러나 ‘차이’가 한자말이든 아니든 쓸 만한 까닭이 없다면 깨끗이 털어야 합니다. 남김없이 들어내야 합니다. 샅샅이 씻어야 합니다.


  단출하게 말하면 그만인 자리에 구태여 집어넣을 까닭이 있겠습니까. 조촐하게 적으면 넉넉한 자리에 괜히 밀어넣을 까닭이 있겠습니까. 삶을 밝히고 생각을 북돋우며 넋을 가다듬는 길에 밑거름이 될 만한 사랑스럽고 반가운 한국말을 살뜰히 헤아릴 수 있기를 빕니다. 4337.8.8.해/4341.11.26.물/4347.8.12.불.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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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조사보고를 보면 보사부에 딸린 중앙대책위 집계와 크게 다르다


“조사보고에 의(依)하면”은 “조사보고를 보면”이나 “조사보고에 따르면”으로 다듬습니다. “보사부 소속(所屬)”은 “보사부에 딸린”이나 “보사부에 있는”으로 손질합니다.



 차이(差異) : 서로 같지 아니하고 다름

   - 성격 차이 / 능력 차이 / 세대의 차이 / 차이가 나다 /

     이것과 저것은 차이가 있다 / 그와 나는 견해 차이가 크다 /

     그곳을 떠날 때와 큰 차이가 없었다 / 서로의 문화적 차이를 극복하고


..



 알량한 말 바로잡기

 (1158) 차이 3 : 차이가 있다


인간 이외의 포유류 울음소리도 지역에 따라 차이가 있다는 사실이 밝혀지기는 처음이다. 원숭이뿐만이 아니라 까치도 사는 지역마다 말이 다를 것이고, 뻐꾸기도 다를 것이며 고래도 다를 것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전라도 우리 탯말》(소금나무,2006) 10쪽


 지역에 따라 차이가 있다 (x)

 뻐꾸기도 다를 것이며 고래도 다를 것 (o)


  보기글을 보면 앞에서는 “차이가 있다”로 쓰지만, 바로 뒤부터는 세 차례 “다를 것”으로 씁니다.


  길게 생각하지 않아도 되겠지요. 이렇게 글쓴이 스스로 어떻게 말을 하면 훨씬 나은 줄 아니까요. 알지만 느끼지 못할 뿐이니까요. ‘다르다’라는 말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텐데, ‘다르다’를 어떻게 써야 알맞을는지 모르는 사람은 참 많네요. 4339.10.11.물/4347.8.12.불.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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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아닌 젖먹이짐승 울음소리도 고장에 따라 다르다고 밝혀지기는 처음이다. 원숭이뿐만이 아니라 까치도 사는 고장마다 말이 다를 테고, 뻐꾸기도 다를 테며 고래도 다르리라고 나는 생각한다


“인간(人間) 이외(以外)의 포유류(哺乳類)”는 “사람 아닌 젖먹이짐승”으로 다듬어 봅니다. ‘지역(地域)’은 ‘곳’이나 ‘고장’으로 다듬어 줍니다. “있다는 사실(事實)이”는 “있다고”로 손보고, “다를 것이고”는 “다를 테고”나 “다르고”로 손봅니다.


..



 알량한 말 바로잡기

 (956) 차이 3 : 하늘과 땅 차이다


배제해야 할 대상, 범죄자 예비군으로서 취급받고 있는 재일조선인과는 하늘과 땅 차이다

《신숙옥-재일조선인의 가슴속》(십년후,2003) 36쪽


 하늘과 땅 차이다

→ 하늘과 땅처럼 다르다

→ 하늘과 땅처럼 벌어진다

 …



  “하늘과 땅의 차이다”처럼 쓰지는 않았습니다. 그렇지만 ‘차이’는 넘어갈 수 없습니다. 하늘과 땅은 어떠한가요? 둘은 서로 같은가요, 다른가요? 다르지요? 그러면 그렇습니다. 둘은 서로 다르니, ‘하늘과 땅은 다르다’처럼 적으면 됩니다. 하늘과 땅은 가까이 맞닿지 않습니다. 둘은 멀리 떨어집니다. 그러니, 하늘과 땅은 벌어집니다.


  다르기에 ‘다르다’고 말합니다. 같다면 ‘같다’고 말할 테지요. 서로 다른 모습을 가만히 살피면서, 서로 다른 사랑을 헤아리고, 서로 다른 꿈을 알뜰살뜰 아낄 수 있기를 빕니다. 4338.8.7.해/4347.8.12.불.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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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로 떼어 낼 사람, 범죄를 저지를지 모를 사람으로 다뤄지는 재일조선인과는 하늘과 땅처럼 다르다


“배제(排除)해야 할 대상(對象)”은 “따로 떼어 낼 사람”이나 “받아들이지 말아야 할 사람”이나 “꺼려야 할 사람”으로 다듬습니다. “범죄자 예비군(豫備群)”은 “범죄를 저지를지 모를 사람”으로 손보고, “취급(取扱)받고 있는”은 “다뤄지는”이나 “등 떠밀리는”으로 손봅니다.


..



 알량한 말 바로잡기

 (1549) 차이 5 : 그런 차이는


미국에서 태어난 한국인과 일본에서 태어난 한국인 사이에 존재하는 그런 차이는 미국이라는 나라와 일본이라는 나라의 차이다

《사기사와 메구무/김석희 옮김-그대는 이 나라를 사랑하는가》(자유포럼,1999) 154쪽


 일본에서 태어난 한국인 사이에 존재하는 그런 차이는

→ 일본에서 태어난 한국사람이 서로 다른 모습은

→ 일본에서 태어난 한국사람이 다른 모습은

 미국이라는 나라와 일본이라는 나라의 차이다

→ 미국이라는 나라와 일본이라는 나라가 다른 모습이다

 …



  사람은 누구나 태어난 곳에 따라 자랍니다. 사람은 누구나 사랑받는 결에 따라 마음이 다르게 자랍니다. 이곳에서는 이러한 삶에 따라 자라고, 저곳에서는 저러한 사랑에 따라 자랍니다. 옳고 그름은 없습니다. 다 다른 삶터에 걸맞게 다 다르게 피어나는 숨결이요 빛입니다.


  이 보기글은 앞뒤로 ‘차이’라는 한자말을 쓰는데, 통째로 손질해서 “미국에서 태어난 한국사람과 일본에서 태어난 한국사람이 서로 다른 까닭은 미국이라는 나라와 일본이라는 나라가 서로 다르기 때문이다”처럼 ‘까닭·때문’을 넣으면 한결 부드럽게 읽을 만하지 싶습니다. 4347.8.12.불.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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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태어난 한국사람과 일본에서 태어난 한국사람이 서로 다른 모습은 미국이라는 나라와 일본이라는 나라가 다른 모습이다


‘한국인(-人)’은 ‘한국사람’으로 손봅니다.


(최종규 . 2014 - 우리 말 살려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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