겹말 손질 344 : 미소와 웃음



미소는 웃음으로 바뀌었다. 입이 많이 아프긴 했지만 그는 웃느라 몸이 흔들릴 정도였다

《리 캐롤/오진영 옮김-집으로 가는 길》(샨티,2014) 45쪽


 미소는 웃음으로 바뀌었다

→ 가볍던 웃음이 커졌다

→ 작은 웃음이 커졌다

→ 빙그레 웃다가 하하 웃는다

→ 살며시 웃다가 껄껄 하고 웃음이 터진다

 …



  일본사람은 ‘웃음’을 한자말 ‘미소(微笑)’로 자주 나타냅니다. 한국사람은 웃을 적에 언제나 ‘웃다’라는 낱말을 썼는데, 일제강점기를 지나고부터 갑작스레 한자말 ‘미소’가 퍼졌습니다.


  ‘微笑’는 “소리 없이 빙긋이 웃음”을 뜻한다지요. 그러니, 이 보기글처럼 “미소는 웃음으로 바뀌었다”처럼 글을 쓰면 엉터리가 됩니다. 웃음이 웃음으로 바뀌었다는 소리이니, 말이 될 수 없습니다.


  오늘날 한국 사회에서는 한국말을 제대로 가르치거나 배우지 못합니다. 이러다 보니, 마치 ‘미소’와 ‘웃음’이 다른 말이라도 되는 듯이 잘못 쓰기 일쑤입니다. 책과 교과서와 신문과 방송에서 이런 말투가 하나씩 나타나면서, 이런 말마디를 듣거나 읽는 사람들이 잘못 길들거나 물듭니다. 예전에는 이런 말마디를 바로잡으려고 애쓰는 사람들이 제법 있었지만, 이제는 잘못 쓰는 말마디를 바로잡거나 가다듬으려는 사람들이 거의 사라집니다. 4347.7.16.물.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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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볍던 웃음이 커졌다. 입이 많이 아프긴 했지만 그는 웃느라 몸을 흔들기까지 했다


“몸이 흔들릴 정도(程度)였다”는 “몸이 흔들리기도 했다”나 “몸이 흔들리기까지 했다”나 “몸이 흔들렸다”나 “몸을 흔들기까지 했다”로 다듬습니다.


(최종규 . 2014 - 우리 말 살려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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