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섬공원 책읽기
쓰레기 구덩이에서 꽃섬으로 거듭난 공원을 지나간다. 일산 대화역에서 시외버스를 타고 서울로 가는 길에 지나간다. 나무가 커다랗거나 우람하지는 않다. 그러나, 나무가 알맞게 자라니, 앞으로 열 해가 흐르고 스무 해가 더 흐르면 나무까지 아름다운 공원이 되리라 느낀다. 서른 해나 마흔 해를 이대로 더 흐를 수 있으면, 꽃섬공원은 더욱 아름답게 빛나겠지. 백 해나 이백 해를 이대로 더 흐를 수 있으면 어떤 빛이 될까. 오백 해나 천 해를 이대로 더 우거질 수 있으면 어떤 숲이 될까.
꽃섬공원을 두고 그림책이 곧잘 태어난다. 풀과 꽃과 나무와 흙이 어우러진 터전이 아름답기에 사람들 가슴을 포근히 적신다. 사람들은 이 기운을 즐겁게 받아먹으면서 그림책을 빚는다. 그러니까, 우리는 마을과 보금자리를 푸르게 가꿀 때에 즐겁다. 마을과 보금자리에 나무를 심어 숲이 우거지도록 돌볼 때에 사랑스럽다.
체육관이나 아트센트를 지어야 하지는 않는다. 극장이나 도서관을 늘려야 하지는 않는다. 숲을 가꾸어야 한다. 숲을 늘려야 한다. 찻길을 줄여야 한다. 자동차를 줄여야 한다. 싱그러운 바람을 마시고 맑은 물을 먹을 수 있어야 한다. 삶을 지을 때에 책을 지을 수 있다. 4347.7.10.나무.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삶과 책읽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