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책방에 배본된 제 책으로는 21번째 책인 <책빛숲>이 나왔습니다. 지난 2013년 9월에 나온 <책빛마실, 부산 보수동 책방골목>은 새책방에 배본되지 않았습니다. 1인잡지 <우리말과 헌책방>은 11호까지 냈지만 7호까지만 새책방에 배본되었습니다. 1인잡지 일곱 권을 뺀다면 열다섯 번째 책이라고 하겠습니다. 아무쪼록 즐겁게 장만해서 기쁘게 읽으시고 널리 나누어 주셔서, 이 책이 오래도록 사랑받으면서 새로운 빛이 태어나도록 이끄는 밑힘이 되도록 해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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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 살리는 책빛, 도시 살리는 책숲
책방은 책방이기에 책숲이다. 책은 책이기에 책빛이다. 책숲이 되는 책방 한 곳이 마을에 있어 마을이 빛난다. 책빛이 되는 책이 책방에 깃들 수 있기에 도시가 환하다.
교보문고나 영풍문고 같은 커다란 책방이 있어서 도시가 빛나지 않는다. 사람들이 커다란 책방에서 더 많은 책을 살펴보거나 장만해서 읽는다 하더라도 도시가 빛나지 않는다. 왜 그럴까? 사람들이 커다란 학교에서 더 많은 교재와 교과서로 학문을 익히더라도 도시가 빛나거나 나라가 빛나지는 않는다. 왜 그럴까?
책은 더 많이 팔려야 책이 되지 않는다. 책방은 더 크거나 더 넓어야 책방이 되지 않는다. 책은 제대로 읽힐 수 있을 때에 책이다. 책방은 사람들한테 제대로 책숲이 될 수 있는 터전이어야 책방이다. 더 커다란 건물로 지어야 학교가 아니라, 사랑스러운 넋으로 아름다운 꿈을 가르치고 배울 수 있어야 학교이다. 건물이 없어도 사랑과 꿈을 가르치면서 배운다. 건물이 작아도 사랑과 꿈을 나누면서 가꾼다.
먼 옛날부터 아무런 책이 없었어도 사람들은 밥짓기와 옷짓기와 집짓기를 가르치면서 배웠다. 먼 옛날부터 아무런 교사도 학자도 없었지만 사람들은 풀을 뜯어서 밥을 먹고 풀잎으로 바구니와 돗자리를 짰으며 풀잎(짚)으로 지붕을 얹었다. 그리고, 풀잎에서 실을 뽑아서 옷을 지었다.
그런데 오늘날에는 사람들이 학교를 수십 년에 걸쳐 다니지만, 스스로 밥을 짓지 못하고 옷을 짓지 못하며 집을 짓지 못한다. 오늘날에는 사람들이 돈을 버는 직장인이 될 뿐이고, 오늘날에는 사람들이 지식을 쌓으려고 책을 손에 쥘 뿐이다.
작은 헌책방 〈아벨서점〉이 있다. 작은 헌책방은 그야말로 작다. 이 작은 헌책방에도 책은 10만 권 20만 권 30만 권, 이럭저럭 갖춘다. 그런데, 이 작은 헌책방에 책이 몇 만 권, 또는 수십만 권쯤 있다고 하더라도 대수롭지 않다. 이 작은 헌책방은 더 많은 사람들한테 더 많은 책을 팔 생각이 없다. 이 작은 헌책방은 한 사람이라도 가슴에 빛을 품기를 바란다. 책에 서린 빛을 사람들이 알아보고는, 책손 스스로 ‘빛나는 새 사람’으로 다시 태어날 수 있기를 바란다.
시중 새책방에서 절판되어 사라진 책을 우리한테 잇는 징검다리인 헌책방이다. 도서관에서 안 갖추거나 도서관에서 대출실적이 없다면서 버린 책을 그러모아 새롭게 숨을 불어넣는 헌책방이다.
작은 헌책방 〈아벨서점〉은 인천 배다리에 있다. 인천 배다리는 헌책방거리이다. 〈아벨서점〉을 비롯해서 여러 헌책방이 있다. 〈아벨서점〉 한 곳이 있어 배다리 헌책방거리가 살아나지 않는다. 그리고, 〈아벨서점〉 한 곳이 없으면 배다리는 살아나지 않는다. 이와 마찬가지로, 배다리에 있는 〈집현전〉과 〈대창서림〉과 〈한미서점〉과 〈삼성서림〉과 〈나비날다〉는 저마다 제 빛을 가꾸거나 보듬으면서 어깨동무를 한다. 더 돋보이는 책터가 아니고, 더 나은 책마당이 아니다. 함께 살아가면서 함께 웃고 노래하는 책잔치이다.
커다란 자리에서 으리으리한 연출을 할 때에 ‘국제도서전’을 이루기도 할 텐데, 따로 며칠쯤 날을 잡아서 벌여야 책잔치를 이루지 않는다. 작은 헌책방 한 곳에서 작은 헌책 하나를 찾아내어 손에 쥘 적에도 언제나 책잔치이다. 책을 손에 쥔 사람들 가슴에 두근두근 설레며 기쁜 마음이 샘솟을 때에 비로소 책잔치이다. 헌책방 〈아벨서점〉은 이곳을 찾아오는 사람들한테, 또 인천 배다리 헌책방거리로 책 하나 찾으려고 나들이를 하는 사람들한테, 빛과 숨결과 노래와 꿈과 사랑을 들려주고 싶다. 함께 빛을 보고, 함께 숨을 쉬며, 함께 노래를 부르고, 함께 꿈을 꾸며, 함께 사랑을 하고 싶다.
국어사전 만드는 일을 하는 최종규는 2014년에 마흔 살이다. 최종규는 열여덟 살부터 〈아벨서점〉과 배다리 헌책방거리를 드나들었다. 작은 헌책방 한 곳을 스물세 해째 단골이 되어 드나든다. 헌책방에서 만난 작은 책이 발판이 되어 국어사전을 만드는 밑힘을 얻는다. 헌책방에서 듣고 나눈 이야기를 씨앗으로 삼아 국어사전을 가꾸는 밑거름으로 쓴다.
참으로 작은 헌책방에 무엇이 있기에 스물세 해를 단골로 드나들 수 있을까? 인천광역시는 2015년 ‘세계 책의 도시’로 뽑혔다고 하는데, 왜 인천은 ‘책도시’로 뽑힐 수 있었을까? 인천에는 책방이 몇 군데나 있으며, 인천에 있는 크고작은 새책방과 헌책방은 저마다 어떤 빛과 숨결이 있을까?
마을 살리는 책빛이요, 도시 살리는 책숲이다. 마을 살리는 작은 책방이요, 도시 살리는 책방거리이다. 책은 돈으로 읽지 않는다. 책은 마음으로 읽는다. 책은 돈으로 만들지 못한다. 책은 사랑으로 만든다.
《책빛숲, 아벨서점과 배다리 헌책방거리》는 책·빛·숲 세 가지 이야기를 들려준다. 책과 빛과 숲은 같은 말이다. 책과 빛과 숲은 서로 같으면서 서로 다르다. 책과 빛과 숲은 언제나 하나가 되어 흐른다. 책은 빛이 되고, 빛은 숲이 되며, 숲은 책이 된다. 책은 빛에서 태어나고, 빛은 숲에서 태어나며, 숲은 책에서 태어난다.
작은 책방지기가 작은 책방을 일구며 살아온 작은 이야기를, 작은 책손이 작은 발걸음으로 찾아온 스물세 해 이야기를 《책빛숲》에 살포시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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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소개
: 글을 쓰고 사진을 찍은 최종규(40)는 국어사전 만드는 일을 하고, 전남 고흥에서 ‘사진책도서관 함께살기’를 운영한다. 사진비평 《사진책과 함께 살기》를 썼고, 인천 골목동네 사진이야기 《골목빛, 골목동네에 피어난 꽃》을 썼다. 한국말 슬기롭게 쓰는 길을 밝히고 싶어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사자성어 한국말로 번역하기》, 《10대와 통하는 우리말 바로쓰기》, 《뿌리깊은 글쓰기》, 《사랑하는 글쓰기》, 《생각하는 글쓰기》 같은 책을 썼고, 청소년이 나아갈 길 밝히려는 뜻으로 《어른이 되고 싶습니다》, 《책 홀림길에서》, 《자전거와 함께 살기》 같은 책을 썼다. 헌책방 책삶을 북돋우려고 《책빛마실, 부산 보수동 책방골목》, 《헌책방에서 보낸 1년》, 《모든 책은 헌책이다》 같은 책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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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최종규가 들려주는 이야기
ㄱ. 책방은 책방이기에 책숲이겠지요. 사람은 사람이기에 사람숲일 테지요.
ㄴ. 책방에서 책을 만납니다. 책방에서 책을 읽습니다. 책방에서 책을 삽니다. 책방에서는 물건을 사고팔지 않습니다. 책방에서는 싸구려 물건을 도맷값으로 함부로 넘기지 않습니다. 마음을 밝히거나 살찌우는 책 하나를 알뜰히 건사해서 알맞춤한 책손이 찾아오면 알맞다 싶은 값으로 팝니다.
ㄷ. 헌책방으로 찾아오는 중·고등학교 아이들은 거의 모두 교과서와 참고서밖에 볼 줄 모릅니다. 이 아이들은 교과서와 참고서를 보는 데에도 벅찹니다. 교과서와 참고서에 둘러싸인 채 고등학교를 마치고 대학교에 간대서, 이 아이들이‘책’을 손에 쥐려고 하지 않습니다. 책으로 삶을 일굴 줄 아는 중·고등학교 아이들이 드뭅니다. 곧, 책으로 삶을 가꿀 줄 아는 중·고등학교 교사부터 드물겠지요. 책 하나로 삶길 열며, 책 하나에서 사랑길 헤아리는 어른이 매우 드물어요. 우리 아이들이 모두 책을 많이 읽거나 눈이 높아야 하지는 않아요. 그렇지만 아이들 스스로 이녁 삶을 들여다볼 줄 모른다면 바보가 되겠지요. 아이들을 둘러싼 수많은 사람들 삶자락을 돌아볼 줄 모른다면 멍텅구리가 되겠지요. 나를 보지 못하니, 내 이웃을 보지 못해요. 나를 느끼지 못하니, 내 동무를 느끼지 못해요. 무엇보다 내 삶을 느껴야, 내 밥을 느끼고, 내 옷과 내 집과 내 마을을 느껴요.
ㄹ. 작은 사람이 작은 꿈으로 작은 책터를 보살핍니다. 작은 사람이 작은 책을 만지며 작은 사랑을 나눕니다. 천천히 이루는 꿈입니다. 하나씩 이루는 꿈입니다. 아름답습니다. 따사롭습니다. 책 문화는 바로 삶 문화입니다. 삶 문화는 곧 책 문화입니다. 사람이 살아온 발자국이 문화요, 문화는 곧 사람이 살아온 발자국이에요.
ㅁ. 우리가 헌책방 나들이를 하면서‘싼 물건’을 찾거나‘아주 드문 자료’를 캐낸다는 마음을 넘어서서‘내 마음 움직이는 이야기 하나’를 만나려는 매무새라면, 덧붙여‘지은이 삶을 고이 돌아보면서 내 삶 차곡차곡 일굴 슬기와 빛줄기’를 얻는 길동무나 스승이라고 받아들인다면 달라집니다. 헌책방은 앞으로도 목숨 줄 길이길이 이어 갈 책삶터, 책누림터, 책만남터, 책즐김터입니다.
ㅂ. 헌책방에서 마주하는 헌책은‘내가 이 책을 사서 읽기 바란다’해서 짠 하고 나타나지 않을 뿐더러, 어디에서“이 책 좀 보내 주셔요.”하고 바라지 못합니다. 기다려야 합니다. 책이 들어오기를 기다려야 하고, 미리 여럿 갖추어 놓으며 책손이 알아보고 사 가기를 기다려야 합니다.
ㅅ. 골목동네 삶을 글이나 사진으로 담으려 한다면, 마땅히 골목동네 한 자락에 내 살림집이나 일방을 얻어야 합니다. 이렇게 하지 않고서야 골목동네 삶을 알아보지 못해요. 왜냐하면, 아침부터 낮과 저녁과 밤과 새벽을 두루 골목동네에서 지내면서 봄여름 가을 겨울 네 철을 날씨와 흐름과 기운을 고스란히 받아안아야‘골목동네 맛을 조금 보았다’할 만하기 때문입니다. 동네 사람 아닌 구경꾼으로서는, 제아무리 뻔질나게 찾아든다 해서 골목동네를 알거나 읽을 수 없어요. 헌책방을 읽을 때에도 언제나 똑같습니다. 어쩌다 한두 번 찾아갔대서 인천 배다리를 안다 할 수 없습니다. 인천 배다리에서 살아가는 사람이라 할지라도 배다리 헌책방거리에 한 주에 몇 차례씩 드나들지 않는다면 주민등록으로는 배다리 사람일 테지만,‘ 헌책방거리 이웃’은 되지 못해요. 헌책방 일꾼 이름을 알거나 얼굴을 안다고 헌책방을 알 수 없을 뿐더러, 헌책방 헌책을 알 턱이 없습니다.
ㅇ. 나는 고향 인천을 떠나 전라도 사람이 되었습니다. 우리 집 아이들은 어버이를 따라 인천사람이 되었다가 음성 사람도 되었다가 이제는 고흥 사람이 됩니다. 우리한테 삶이란 무엇일까요. 인천에서 나고 자라면서 살아가는‘아벨서점’책지기 한 분은 어떤 마음으로 하루하루 책을 만질까요. 춘천을 떠나 인천에서 뿌리를 내리는‘아벨서점’책지기 한 분은 또 어떤 넋으로 날마다 책을 보살필까요. 책에서 읽는 빛은 삶빛입니다. 삶을 사랑하는 빛이 책마다 깃듭니다. 책에서 누리는 빛은 사랑빛입니다. 사랑하며 살아가는 빛이 책마다 서립니다. 책을 쓰는 사람이 빚은 고운 넋을 책방지기가 알뜰살뜰 보듬어 책시렁을 튼튼하게 짭니다. 책을 읽는 사람은 책시렁이 아름다운 헌책방으로 나들이를 하면서 오래오래 되읽을 만한 사랑스러운 책을 찾거나 살핍니다. 오늘 하루 만난 책들을 한데 그러모아 가슴에 폭 안은 뒤 가방에 담습니다.
ㅈ. 읽고 삭히고 살아갑니다. 읽고 생각하고 사랑합니다. 읽고 어깨동무하고 웃습니다. 책을 읽는 까닭은 머리에 지식을 담고 싶기 때문이 아니에요. 책을 읽는 까닭은 착하게 살고, 즐겁게 살며, 아름답게 살고 싶기 때문입니다. 학교를 다녀야 학교가 아니에요. 스스로 배우고 가르쳐야 합니다. 졸업장을 따야 학교를 다닌 셈 아니에요. 부엌에서 부엌일 하고, 아이들과 복닥이며 아이 돌보았어도 학교를 다닌 셈입니다. 책방이 곧 학교입니다. 도서관도 학교가 될 수 있습니다. 시골 논밭도 학교가 되며, 공장이나 회사도 학교가 됩니다. 어디나 학교가 되지요.
ㅊ. 책을 더 많이 읽어야 하지 않아요. 삶을 제대로 사랑해야지요. 책을 더 가까이해야 하지 않아요. 삶을 아름답게 일구어야지요. 삶을 제대로 사랑할 때에 책을 제대로 사랑합니다. 삶을 아름답게 일굴 때에 책을 아름답게 다룹니다. 삶을 제대로 모르면서 책을 제대로 읽을 수 없습니다. 삶을 알뜰살뜰 사랑하지 못하면서 책을 슬기롭게 사랑하지 못합니다.
ㅋ. 책을 더 읽었기에 더 훌륭하지 않습니다. 책을 덜 읽었기에 안 훌륭하거나 바보스럽지 않습니다. 아름답게 살아가는 사람이 아름답습니다. 사랑스레 살아가는 사람이 사랑스럽습니다. 책을 읽는 사람은 그저‘책을 읽은’사람입니다.
ㅌ. 해와 바람뿐이 아닙니다. 빗물과 냇물이 없으면 지구별 모든 도시는 하루아침에 말라비틀어집니다. 흙과 풀과 나무가 없으면 지구별 모든 도시는 곧장 무너집니다. 풀벌레와 새와 물고기가 없으면 지구별은 어찌될까요? 생각해 볼 수 있을까요? 핵발전소나 공장이나 골프장이 없대서 지구별이 무너지지 않아요. 손전화를 못 쓰거나 인터넷이 막히거나 학교가 문을 닫는대서 지구별이 흔들리지 않아요. 삶을 바라볼 수 있을 때에 삶을 누립니다. 삶을 바라볼 때에 삶을 즐깁니다. 삶을 누리거나 즐길 때에 책을 손에 쥡니다. 책을 손에 쥐어 삶을 깨달을 수 있다면, 저마다 스스로 어떤 보금자리를 가꾸면서 하루를 빛낼 때에 웃음꽃이 피어나는지 알아채리라 생각합니다.
ㅍ. 똑같은 책 한 권이더라도 책방마다 매무새가 다릅니다. 똑같은 책 한 권이라 하더라도 책방지기마다 다르게 건사합니다. 한결 마음을 쏟는 책방이 있고, 대수롭지 않게 꽂는 책방이 있어요. 모두 아름다운 책입니다. 모두 아름다운 책방입니다. 갓 문을 연 책방도 아름답고, 마흔 해를 씩씩하게 살아온 책방도 아름답습니다. 헌책방 할머니도 아름답고, 헌책방 언니도 아름답지요. 헌책방 아저씨도, 헌책방 오빠도, 헌책방 아지매도, 헌책방 누나도 모두 아름답습니다.
ㅎ. 책에는 빛을 담습니다. 책에 담긴 빛은 숲내음이 납니다. 빛은 숲에서 곱게 퍼집니다. 빛이 곱게 퍼지는 숲에서‘책으로 태어날 이야기’가 무럭무럭 자랍니다. 숲은 나무를 품습니다. 숲이 품은 나무를 베어 책을 만듭니다. 잘린 나무는 종이가 되는데, 종이가 되는 나무는 오래도록 숲에서 살아오며 누린 빛이 서립니다. 종이에 글과 그림과 사진을 앉힐 적에 숲내음이 고운 빛으로 퍼지고, 책 한 권 손에 쥔 사람들은 책과 빛과 숲을 함께 누립니다. 책·빛·숲, 이 세 가지는‘삶’을 나타내는 다 다른 낱말이자 다 같은 말마디로구나 하고 느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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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책방 〈아벨서점〉 책지기 이야기
ㄱ. “내가 바로 신이에요. 신은 바로 자기 자신이에요. 책을 보는 일은 바로 신을 찾는 일이죠.”
ㄴ. “사람들이 책을 귀하게 여길 줄 알도록 이끌며 쉴 수 있는 북카페, 쉼터 하나 만들고 싶어요. 책 하나에 깃든 깊은 얼을 깨닫도록 하고 싶어요.”
ㄷ. “헌책방 오래 하니 좋은 사진 보는 눈도 높아져.”
ㄹ. “새로운 책이 매일매일 나오잖아요. 우리가 책방 안 했으면, 이런 책 어떻게 봤겠어요? 매일매일 충만한 삶인 거예요.”
ㅁ. “책이라는 거는 길이에요.”
ㅂ. “사람은 있잖아요, 가슴이 있어야 해요.”
ㅅ. “…… 책방이라는 것도 사실 책방 자체가 책이잖아요. 그런 것들을, 사실은 지금 우리나라 상황으로선, 뭐야 못 배운 사람들이 하는 거잖아, 책방을. 배운 사람들 안 하잖아. 뭐가 안 배워져서 못 하냐 하면은 생각을 못 배워서 못 하는 거예요. 아세요? 그렇게 수없이 책들을 봤는데 멋은 배웠는지 모르지만 지식나부랭이들은 입으로 쫑알거리는지는 모르지만은 생명을 못 배웠기 때문에 헌책방을 할 수 있는 사람들이 없는 거예요. 이게 우리 사회의 폐단이고 우리가 끊임없이 뭐가 되는지 알아요? 음? 한쪽으로? 응? 미개한 지국으로 가고 있잖아요, 지금. 지식나부랭이 그렇게 많이 아는 사람들이 어떻게 이렇게 세상을 못 바꿀 수가 있어? 그렇지 않아요? 그건 아니라고…….”
ㅇ. “헌책방에서 일할 사람은, 책방에서 살고 싶다는 사람이면 돼.”
ㅈ. “손노동이 없는 사회가 사람의 사회이겠어? 귀신의 사회이겠지. 그래서, 애들도 몸소 행하는 것을, 자연스럽게 행하도록 가르쳐야 한다고 생각해.”
ㅊ. “우리는 카드도 안 해요. 정성껏 돈 가져와서 책 사 가기를 바라지. …… 책을 사람으로 받아들이라는 거야. 지식으로 만들지 말고. …… 헌책방이 나한테 학교가 된 거라. …… 이제는 책방들이 모여서 얘기를 해야 하지 않을까. …… 책과 책방에 대한 예우…… 책방을 물건을 사고팔고 하는 곳으로 보는 것은 아니고, 책은 역사가 담긴 것인데, 이런 생각을 잃어버리면 밀려날밖에 없는 것이고.”
ㅋ. “참고서로 책방이 움직이는 시대가 나타나서, 20∼30% 할인해서 파는 데가 있으며, 책방이 한꺼번에 30군데씩 사라지게 하는 폭력이 나타나면서, 이런 시대에 지식인들이 무슨 말을 하는지……, 이건 책장사인지 무슨 장사인지……, 우린 그렇게까지 가지 말자……, 다 자신들이 갖고 있는 양심을 살게 하고, 정까지 지키고, 정직하게 팔면, 동네마다 서점이 살아나지 않겠는가. 자기들도 죽겠으니까 그렇게 하겠지만.”
ㅌ. “책을 무엇이라고 생각해요? 책은 바로 우리 가슴이에요. 책이 어디에 있다고 생각해요? 책은 바로 우리 가슴에 있어요.”
(최종규 . 2014)
뿌듯하고 즐겁습니다 ^^
여러 고운 이웃들
사랑을 받아서
책이 예쁘게 나왔어요.
글씨는 참 작답니다.
아주 적은 돈으로
아주 야무지게 만드느라
글씨가 작으니
널리 헤아려 주셔요~
5쇄쯤 찍을 수 있으면, 그때에는 글씨를 키우고
사진을 넉넉하게 실어서
'수정 증보판'을 내놓을 수 있으리라 생각해요~ ^^
수정 증보판을 내놓아
넉넉하게 큰 글씨와 여러 사진을 담아서
새로 선보일 수 있도록 힘을 보태어 주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