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프힐’은 어떤 곳일까. 캠프힐을 다녀온 마흔 넘은 아주머니는 어떤 마음일까. 무엇을 배우려고 한국을 떠나 독일에서 아이를 돌보았을까. 그리고 독일에서 무엇을 배우면서 아이가 스스로 홀로서도록 이끄는 나날을 누렸을까. 독일에서 배운 것을 한국으로 가지고 오면서 이제 어떤 일을 하면서 삶을 즐길까. 《캠프힐에서 온 편지》는 ‘발도로프 아주머니’가 새롭게 눈을 뜨며 삶을 배운 이야기를 풀어놓은 책이다. 이 책에는 발도로프 교육이론이 한 줄도 나오지 않는다. 아니, 아예 안 나오지는 않는다. 더러 나온다. 그런데, 이 책을 읽으면 발도로프 교육이 무엇을 말하고 어떤 길을 밝히려 하는지 찬찬히 헤아릴 만하다. 왜냐하면, 발도로프는 ‘갇힌 이론’이 아닌 ‘열린 삶’이기 때문이다. 아주머니가 스스로 느끼고 깨달으며 바라본 이야기를 스스럼없이 풀어놓은 이 책이 바로 ‘발도로프를 배워 삶을 새롭게 누리는 모습’을 보여준다고 할까. ‘어른이 된’ 사람은 으레 ‘어른은 더 배울 것이 없다’고 잘못 알기 일쑤인데, 어른이든 어린이이든 언제나 새롭게 배우면서 살아간다. 새롭게 배우지 못할 때에는 삶을 잇지 못한다. 캠프힐 이야기뿐 아니라 삶을 빛내는 이야기를 살피고 싶다면 《캠프힐에서 온 편지》를 곁에 둘 만하다고 느낀다. 4347.6.14.흙.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한 줄 책읽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