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 안 써야 우리 말이 깨끗하다
(2141) 중량의 1 : 무거운 중량의 시집
이덕규의 첫 시집 《다국적 구름공장 안을 엿보다》는 다양한 내용물이 담긴 무거운 중량의 시집이었다
《이덕규-밥그릇 경전》(실천문학사,2009) 113쪽
무거운 중량의 시집이었다
→ 무거운 시집이었다
→ 무게가 무거운 시집이었다
→ 무게가 나가는 시집이었다
→ 무게가 묵직한 시집이었다
…
보기글을 생각해 봅니다. “무거운 무게의 시집”이라고 적은 셈입니다. 우리는 “무게가 가볍다”나 “무게가 무겁다”라고도 이야기합니다. 다만, 보기글은 글차례가 뒤틀렸습니다. “무거운 무게의 시집”이 아닌 “무게가 무거운 시집”으로 바로잡아야 합니다. “무게가 가벼운 아이”라 적어야 올바릅니다. “가벼운 무게의 아이”처럼 적으면 틀려요. ‘무겁다·가볍다’라는 낱말은 무게를 가리키는 만큼, ‘무게’라는 낱말은 덜어도 됩니다. “가벼운 아이”나 “무거운 시집”이라고 적으면 넉넉합니다.
한국사람이라면 한국말 ‘무게’를 써야 올바를 텐데, 한국말 ‘무게’를 쓰더라도 토씨 ‘-의’가 끼어드는 번역 말투가 되지 않도록 차근차근 추스르기를 바랍니다. 4347.6.7.흙.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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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덕규가 낸 첫 시집 《다국적 구름공장 안을 엿보다》는 여러 이야기가 담겨 무거웠다
“이덕규의 첫 시집”은 “이덕규가 낸 첫 시집”이나 “이덕규가 쓴 첫 시집”으로 다듬습니다. “다양(多樣)한 내용물(內容物)이 담긴”은 “여러 이야기가 담긴”이나 “온갖 이야기가 담긴”으로 손보고, ‘중량(重量)’은 ‘무게’로 손봅니다. 그런데 한자말 ‘중량’은 두 가지가 있다 합니다. ‘中量’은 “무겁지도 가볍지도 아니한 중간 정도의 무게”라 하고, ‘重量’은 “(1) = 무게 (2) 아주 큰 무게”라고 해요. 보기글에서는 둘째 낱말일 테고 ‘무게’를 가리키겠지요.
(최종규 . 2014 - 우리 말 살려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