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집에서 노는 아이들은



  열흘에 걸친 바깥마실을 마치고 시골집으로 돌아온다. 시골집에서 아이들은 거리낄 일이 없다. 피아노를 치든 바이올린을 켜든, 또는 온 기운을 쏟아 노래를 부르든, 아랑곳할 일이 없다.


  아이들이 꺼내는 소리는 모두 노래가 된다. 개구리와 풀벌레와 새가 들려주는 노래하고 섞인다. 바람이 나뭇잎과 풀잎을 살랑이며 들려주는 노래하고 어우러진다.


  아이가 부르는 노래는 고루고루 퍼진다. 아이가 부르는 노래는 이곳저곳으로 흩어지다가 다시 아이 몸으로 스며든다.


  시골집에서 노는 아이들은 언제나 노래와 하나가 되는 삶이다. 지난날에는 시골과 도시가 따로 있지 않았기에, 아이들은 어디에서라도 즐겁게 노래와 하나가 되는 삶을 늘 누렸다. 그러나, 이제 시골과 도시를 금을 긋듯이 가르는 사회가 되었고, 시골에서도 읍내와 면소재지와 두멧시골을 금으로 가르기에, 아이들은 어디에서라도 느긋하지 못하다. 시골 아이라 하더라도 면소재지나 읍내에서는 자동차 때문에 고단하다. 도시 아이 가운데에는 자동차 등쌀에 시달리지 않고 놀 수 있는 아이가 있기도 하다.


  도시에 있느냐 시골에 있느냐 하는 대목은 대수롭지 않다. 어떤 삶을 누리고, 어떤 빛을 먹으며, 어떤 꿈을 꿀 수 있느냐를 보아야 한다. 우리 보금자리, 우리 시골집에서 노는, 우리 아이들이 아침부터 밤까지 즐겁게 노래하는 빛을 누리기를 빈다. 4347.6.6.쇠.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아버지 육아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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