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나오는 책이란 (사진책도서관 2014.5.9.)

 ― 전라남도 고흥군 도화면 동백마을, ‘사진책도서관 함께살기’



  숱한 책을 만지고 다루면서 생각한다. 그동안 읽은 숱한 책을 되새겨 본다. 나 스스로 좋아하면서 장만한 이 책들은 내 서재이면서 조촐하게 도서관이 되었다. 나는 앞으로도 책을 꾸준히 더 장만할 테고, 내 서재이자 도서관에 둘 책은 훨씬 늘어나리라 본다.


  나는 이 책들을 왜 읽을까. 나는 이 책들을 왜 버리지 않고 건사할까. 한국 사회 공공도서관이나 대학도서관을 보면, 또 초·중·고등학교에 있는 도서관을 보면, 연도가 조금 묵은 책을 참 쉽게 버린다. 한국 사회 도서관에서 스무 해쯤 묵은 책을 구경하기란 아주 어렵다. 새로 나오는 책은 이제 쉽게 찾아볼 수 있지만, 오래된 책일수록 도서관에서 찾아보기 힘들다.


  참말 도서관은 어떤 곳일까. 도서대여점 구실을 하는 데가 도서관일까. 책으로 삶을 배우면서 사랑을 가꾸도록 이끄는 곳이 도서관이 아닐까. 새로 나오는 책만 갖추려는 한국 사회 도서관이라 한다면, 철학도 사상도 역사도 문화도 예술도 모두 ‘새로 나오는 것’만 값있거나 뜻있다는 소리는 아닌가. 예전에 나온 책에서는 배울 것이 없다는 소리가 아닌가. 다시 말하자면, 새롭게 철학을 하건 사상을 하건 예술을 하건, 그동안 한길을 걸어온 옛사람 발자취는 돌아볼 까닭이 없이 ‘새로 짓기’만 하면 된다는 소리가 아닌가.


  누구한테서 배우는가. 무엇을 배우는가. 배우지 않고 가르칠 수 있는가. 지나온 수많은 책은 들추지 않아도 얼마든지 누군가를 가르칠 수 있는가.


  새로 나오는 책은 얼마나 새로운 이야기를 담는다고 할 만한지 궁금하다. 새로 쓰는 글은 얼마나 새로운 빛을 베푼다고 할 만한지 궁금하다. 새로 읽는 책이나 글은 우리 마음을 얼마나 북돋우거나 따사롭게 어루만지는지 궁금하다. 오늘날 우리 사회는 그저 ‘소비’만 하지 않나 궁금하다. 인문책도 소비하고 문학책도 소비할 뿐, 정작 삭혀서 삶을 북돋우는 기운은 못 길어올리지 않나 궁금하다.


  나무 한 그루를 바라보아도 나무를 알 수 있다. 그렇지만 나무 한 그루만 바라보아서는 나무를 제대로 알지 못한다. 나무 한 그루를 둘러싼 이웃 나무를 보고, 나무가 서로 얼크러진 숲을 보며, 나무를 둘러싼 풀을 보는 한편, 햇볕과 바람과 비와 흙을 골고루 보아야 나무를 알 수 있다. 어느 책 하나를 보면서 어느 책 하나를 알 수 있겠지. 그런데 어느 책 하나만 보아도 참말 이 책 하나를 제대로 안다 할 수 있을까? 이웃한 다른 책을 비롯해서 온갖 갈래 책을 두루 살펴야 하지 않을까? 무엇보다, 책을 이루는 바탕인 삶을 읽지 않고서 책을 안다고 할 수 있을까? 배우려는 사람이 책을 읽고, 가르치려는 사람이 삶을 사랑한다. 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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