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을 짓는 글쓰기 (마스터셰프코리아 3을 보면서)



  집에 텔레비전을 들이지 않으니, 둘레에서 이런저런 방송이 널리 뜨거나 알려지더라도 하나도 모른다. 이웃집에 나들이를 갔을 적에 그 집에 텔레비전이 있으면 비로소 이것저것 함께 본다. 그러다가 어느 날 마스터셰프코리아’를 알았고, 5월 10일부터 새로 나오는 방송을 본다. 본선에 올라가지 못하고 떨어진 사람은 가슴이 찢어질 수 있고 골이 날 수 있다. 본선에 올라가는 사람은 꿈을 꾸는 마음이 될 만하구나 싶다. 그런데, 본선에 못 올라가고 떨어진 어느 젊은이가 바깥에 나와서 무언가 바닥에 집어던진다. 아, 왜 그럴까. 슬프기 때문일까? 제 솜씨를 남이 못 알아보았기 때문일까?


  붙는 사람과 떨어지는 사람을 보면 한눈에 알아볼 수 있다. 처음부터 붙을 사람은 붙고, 처음부터 떨어질 사람은 떨어진다. 왜냐하면, 우리가 먹는 모든 밥(요리)은 목숨을 살리고 사랑을 북돋아 준다. 우리는 서로를 사랑하면서 살리고 싶어서 밥을 지어서 함께 먹는다. 대회에 뽑히거나 1등이 되려고 짓는 밥이 아니다. 그러니, 아무리 1등을 뽑거나 솜씨를 겨룬다는 자리라 하더라도, 심사위원 마음에 드는 밥이란, 서로를 아끼고 사랑하는 숨결을 담은 밥일 수밖에 없다.


  그러니까, 아주 쉽다. 글은 어떻게 쓰면 될까? 심사위원 눈에 들도록 쓸 글인가? 독자 눈길을 사로잡을 수 있는 글이면 될까? 아마, 이렇게 쓰면서 널리 알려질 글도 있으리라 본다. 눈길을 받거나 이름이 알려질 글을 쓰는 일도 나쁘지 않다고 본다. 다만, 나는 내 글 한 줄이 내 이웃한테 마음으로 스며들어 삶을 곱게 빛내는 즐거운 이야기가 되도록 쓰고 싶다. 몸과 마음을 함께 살리면서 살찌우고 사랑하는 넋을 담는 밥처럼 글을 쓰고 싶다. 4347.5.10.흙.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삶과 글쓰기)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