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을 꾸는 글쓰기
문득 마음에 떠오른 생각을 이루기까지 어느 만큼 걸리는지 잘 모른다. 다만, 마음에 떠오른 아름다운 생각이라면 언젠가 꼭 이루어진다고 느낀다. 나는 스무 살 나이였을 적에 《우리 글 바로쓰기》라는 책을 만났다. 스무 살 나이에 《우리 글 바로쓰기》를 만나면서 뒷통수를 후려친다고 느낀다. 참말 그렇구나, 이제껏 왜 아무도 이런 이야기를 안 가르쳤을까 하고 깨달았다. 이때에 마음을 스친 생각 하나가 있었다. 《우리 글 바로쓰기》는 이 나라 어른이 우리(아이)한테 베푸는 선물이 되는구나, 앞으로 내가 어른이 되면 내 아이한테 베푸는 선물로 ‘살려쓰기’를 써야겠네 하고 느꼈다.
스무 살에 만난 《우리 글 바로쓰기》가 밑거름이 되어 마흔 살에 ‘우리 말 살려쓰기’라는 책을 내려고 글을 가다듬는다. 한꺼번에 책을 세 권 내려고 글을 갈무리하는데, 머리말로 삼을 글이 좀처럼 안 나온다. 여러 날 끙끙 앓는다. 그리고 오늘 아침, 비로소 마음문을 연다. 원고지 열두어 장쯤 되는 글을 술술 쓴다.
젊은 날 꿈꾸던 책을 마무리지을 수 있고, 젊은 날부터 꿈꾸며 내 뒤를 이어 태어나 자라는 아이들한테 베풀 수 있는 선물에 붙이는 작은 글을 마무리지을 수 있어 기쁘다. 꿈을 꾸는 대로 이루는 삶이리라. 꿈을 꾸기에 이루는 삶이리라. 꿈을 꾸기에 쓸 수 있는 글이고, 꿈을 꾸기에 차근차근 사랑을 빛냄녀서 삶을 밝히는 하루가 되리라. 4347.5.6.불.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삶과 글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