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에 '사진과 함께' 이야기를 마무리지었습니다.
이제부터 새로운 사진 이야기를 이으려 합니다.
어떤 글머리를 잡을까 하고 살핀 끝에
"사진 찍는 눈빛"으로 이름을 붙입니다.
2014년 5월에 첫 글을 씁니다.
2015년 4월까지 씩씩하게 꾸준히
한길을 걸어갈 생각입니다.
즐겁게 지켜보시기를 빌어요.
기쁘게 사진벗이 되어 주시기를 바랍니다.
한 해 동안 쓸 이야기를 놓고
머리말부터 써 보았습니다.
..
머리말
사진 찍는 눈빛을 헤아려 봅니다. 우리는 사진 한 장을 찍으려 하면서 얼마나 곱거나 맑거나 밝거나 즐겁거나 사랑스럽거나 따스한 눈빛이 되는가요. 우리는 사진 한 장을 읽으려 하면서 얼마나 기쁘거나 놀랍거나 반갑거나 고맙거나 예쁜 눈빛이 되는가요.
눈빛을 밝힐 적에 손빛을 밝히는 사진을 얻는다고 느낍니다. 눈빛을 사랑스레 다스릴 적에 마음빛을 밝히면서 사진을 읽는다고 느낍니다.
사진은 이론과 역사와 장비로 읽을 수도 있습니다. 이제까지는 사진읽기를 으레 이론과 역사와 장비로 읽었지 싶습니다. 유럽과 미국에서 이름난 여러 사진가 발자취와 작품을 좇으면서, 이런 작품을 이론과 역사로 돌아보는 이야기만 흘렀지 싶습니다. 여기에 한 가지를 붙인다면, 새로운 장비(필름사진기와 디지털사진기 모두)를 잘 다스리고 포토샵을 알맞게 만져서 ‘더 낫게 보이는 사진’을 얻는 이야기만 넘쳤지 싶습니다.
앞으로는 새롭게 읽고 찍는 사진이 될 때에 아름다우리라 생각합니다. 더 낫게 보이는 사진을 찍는 우리들이 아니라, 즐겁게 노래하면서 아름답게 사랑하는 이야기가 흐르는 사진이 되도록 하면 다 같이 웃는 하루가 되리라 생각합니다.
사진이론과 사진역사를 배우는 일도 나쁘지는 않다고 봅니다. 다만, 여태 나온 사진책이 거의 모두 사진이론과 사진역사를 건드려요. 사진삶이나 사진말이나 사진넋이나 사진길을 건드리는 이야기가 매우 드뭅니다. 사진은 기계로 찍는 만큼 장비를 말하지 않을 수 없다지만, 장비 이야기도 지나치게 많습니다. 이와 달리, 사진을 바라보는 마음결은 거의 이야기하지 않기 일쑤요, 사진 장비를 어루만지는 손길 또한 거의 이야기하지 않기 일쑤입니다.
사진 찍는 눈빛을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사진 찍는 눈빛을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더 나은 장비도 더 나은 사진도 더 나은 이론도 더 나은 책도 아닌, 즐겁게 웃으며 꿈꾸는 사진과 이야기가 노래로 거듭날 수 있기를 바랍니다. 4347.5.3.흙.ㅎㄲㅅㄱ
‘사진책도서관 함께살기’에서 오월바람을 마시면서.
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사진책 읽는 즐거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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